▲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소개되는 '갤럭시 S25 엣지' 티징 이미지/사진=자료/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가 3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다시 여는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을 다시 짜겠다는 전략적 선언이자,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서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美 뉴욕서 다시 언팩…‘AI 폰’ 주도권 선포
삼성은 다음달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갤럭시 언팩 2025'를 개최한다. 플래그십 폴더블폰 Z 플립7·폴드7과 AI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워치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이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연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삼성은 서울, 런던 등지에서 언팩을 열어왔다. 이번 뉴욕 복귀는 미국 시장을 AI 스마트폰 주도권 경쟁의 중심으로 본 결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관계자는 “갤럭시 AI가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생활을 바꾸는 기술로 각인되려면,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먼저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애플이 선도해온 미국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경험' 인식을 흔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폴더블폰 1위 삼성, 中 후발주자 압박 커진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2023년 기준 66%로 1위를 기록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오포(OPPO), 비보(Vivo), 화웨이(Huawei) 등이 잇달아 가격 경쟁력을 갖춘 폴더블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의 ‘프리미엄 독점 구도’는 흔들리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비구글 운영체제인 '홍멍OS'를 기반으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저가형 폴더블 라인업을 통해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오포와 비보는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삼성의 전략 시장 일부를 빼앗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이후 중저가 폴더블폰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삼성도 가격·수익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기술 우위와 브랜드 신뢰로 고수익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사들의 빠른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라인 전략이 필요하다.
◇ AI 스마트폰 시대…삼성·애플·구글의 3강 구도
이번 언팩의 핵심 메시지는 ‘AI가 스마트폰 경험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삼성은 자체 AI 모델인 ‘Samsung Gauss’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기능들을 Z 시리즈에 대거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Gauss는 ▲문서 요약, ▲이미지 생성·편집, ▲실시간 통역, ▲사용자 문맥 파악 기반 추천 등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실현하는 스마트폰’을 표방한다.
이는 애플과 구글의 AI 전략과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애플은 지난 6월 'WWDC 2024'에서 발표한 Apple Intelligence를 통해 기기 내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면서, Siri와의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구글은 Gemini AI를 중심으로, 크롬북·픽셀폰·G메일과의 전방위 연동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은 하드웨어에 강하고, 애플은 생태계 통합에 강하며,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의 확장성과 검색 연동에서 우위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은 프리미엄 하드웨어와 UI(One UI 8), 고성능 엑시노스 AI칩을 결합해 '디바이스 기반 AI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의 승부수, AI로 프리미엄 구도 수성할까
삼성전자는 AI 폰의 주도권과 폴더블 1위 수성을 동시에 꾀하고 있지만, 당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시장에서 화웨이·오포의 추격을 견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AI 플랫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언팩은 삼성전자가 AI 전략의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 이상의 혁신 경험을 소비자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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