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HDC현대산업개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 2조 정비사업 ‘디벨로퍼 존재감’ 입증

건설·교통 / 최성호 기자 / 2025-06-23 09:33:34
전국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2조 2,262억 돌파… 서울 용산 도심개발 중심축 가시화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2일 ‘용산구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조감도)/사진=HD현대산업개발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따내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원을 넘었다. 

 

올해 들어 강원 원주, 부산 광안, 연산 등 굵직한 수주를 연이어 성공시킨 데 이어, 수도 서울의 핵심 입지까지 확보하며 ‘정비사업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굳힌 셈이다.


22일 열린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원 396명 중 250명(63.1%)의 지지를 받아 포스코이앤씨(143표)를 큰 격차로 제치고 시공사로 낙점됐다. 사업 규모는 지하 6층~지상 38층, 공동주택 780세대와 오피스텔 651실 등 총 12개 동, 사업비 9,244억 원에 달한다.

◇용산의 ‘황금입지’… HDC 선택한 배경은?
 

서울 한복판, 용산역 인접의 전면1구역은 인근에 미군기지 반환 부지, YIBD(국제업무지구),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본사까지 밀집한 미래 서울의 핵심 개발권역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에서 남은 마지막 대규모 도심개발지”로 불릴 정도다.

이번 시공사 선정 경쟁에 건설업계 최상위권 두 업체가 맞붙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조합은 단순 시공 능력뿐 아니라, 미래 자산가치와 개발 전략 제안력, 즉 ‘디벨로퍼 마인드’를 더 높은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HDC가 제시한 복합개발 전략… 단순 아파트를 넘어 ‘랜드마크’ 구상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순한 아파트 단지를 넘은 복합개발 구상을 앞세웠다. 대표 제안으로는 ▲용산역 지하공간과 연계된 교통 허브 ▲파크하얏트 호텔 유치 ▲국내 최장 길이 스카이브릿지 설치 등이 조합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평당 공사비 858만 원, 최저 이주비 20억 원을 제시해, 실질적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유효했다는 평가다. 한 조합원은 “기존 아파트 단지를 다시 짓는 수준이 아닌, 용산의 새로운 상징을 제안한 유일한 업체였다”고 말했다.

◇ 지난해보다 70% 증가한 수주 실적
 

이번 수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2조 2,262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1조 3,331억 원)을 이미 약 70% 이상 초과한 수치다. ▲3월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 4,369억원 ▲3월 부산 광안 4구역 재개발 4,196억원 ▲부산 연산 10구역 재개발 4,453억원 ▲ 이번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9,244억원으로 이는 단일 기업으로는 연간 최대 수주 기록에 해당하며, 정비사업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디벨로퍼 전략의 진화… HDC의 ‘의도’는?
 

이번 수주는 단순 시공이 아닌 도시 재생 사업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HDC의 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관계자는 “우리는 단순한 건설사가 아닌 디벨로퍼”라며, “기획 단계부터 장기 운용과 자산가치 상승까지 고려한다”고 밝혔다.

HDC는 아시아나 인수 실패 이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건설·개발 본업에서 재정비 중이다. 이번 수주는 용산이라는 ‘심장부’에서 그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회사의 전략적 전환점이기도 하다.

◇인허가 지연·금리·분양시장 침체 변수 남아
 

다만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다. 용산은 서울시 도시계획 변경, 용도지역 조정, 교통영향평가, 문화재 지구 규제 등 여러 인허가 절차가 복잡한 지역으로 꼽힌다. 사업 지연 우려가 상존하는 이유다.

또한 고금리 기조와 전반적인 분양시장 위축도 리스크다. 고급 오피스텔 수요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사업성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조합과 시공사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도심 개발과 부동산 판도, HDC가 바꾼다”
 

이번 수주는 서울 도심 개발의 방향성을 바꿨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단순한 재건축이 아니라, 복합개발+호텔+상업+주거가 결합된 도시정비 2.0 시대를 알렸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 내 정비사업을 계획 중인 다른 조합들도 ‘HDC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조합 측 실익을 확보하면서도 장기 자산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강북의 핵심지 용산을 누가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향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시세 축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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