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추락, 타개책 찾았다?”…이재용의 귀국, 묘한 타이밍

전자·IT / 최성호 기자 / 2025-07-14 09:33:06
“베이조스·저커버그와 한자리에”…이재용, 美 선밸리서 귀국 “열심히 하겠다”
삼성, 하반기 돌파구 모색…반도체 위기 속 '글로벌 연대' 교두보 될까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일본출장 마치고 귀국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를 마치고 14일 새벽 귀국했다. 그는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일정이 있어 피곤하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9% 급감한 4조6천억 원에 그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단순한 사교 일정이 아닌, 글로벌 IT·투자 생태계와의 연대를 통해 위기 극복의 해법을 모색하는 중요한 행보로 해석된다.

‘선 밸리 콘퍼런스’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애플 CEO 팀 쿡,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 글로벌 테크 산업의 핵심 인물들이 모이는 비공개 회의다. 이 회장은 2002년 상무 시절부터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하며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2014년 행사에서는 팀 쿡 애플 CEO와의 회동 이후 삼성과 애플이 특허 소송을 일부 철회하기도 했다. 이는 이 회장의 ‘사적 친교’를 활용한 전략적 갈등 완화 사례로 회자된다.

이번에도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이 동행한 점은 삼성전자가 단순 기술기업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전략까지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 반도체 위기 속 선 밸리 행보…“미래 가치 투자 위한 포석”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최근 ▲HBM 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격차 ▲AI 수요 대응력 부족 ▲파운드리 가동률 저하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 중인 SK하이닉스와의 기술력 격차가 외신을 통해 드러나며 삼성의 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미국 빅테크 인사들과 교류한 것은 삼성의 기술·공급망 재정비, AI 반도체·클라우드·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신사업 동맹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선 밸리는 단순 친목의 장이 아니라, 글로벌 협력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대법원 판결 앞두고…“글로벌 경영 복귀 시동 걸었다”
 

이 회장은 오는 17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이 경영 복귀 속도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 밸리 참석은 이 회장이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경영에 다시 본격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정치·사법 리스크를 딛고 경영 전면에 복귀한다면, 하반기 반도체·모바일 전략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단기 실적 회복보다 ‘글로벌 동맹’ 구축이 열쇠
 

이번 출장의 진짜 성과는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은 기술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미래 사업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에 필요한 것은 단기 반등이 아니라 AI·클라우드·차세대 반도체 생태계에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이라며 “선 밸리에서의 존재감은 그 첫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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