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10년 M&A, 반도체·전장·AI로 삼성을 키웠다

인물·칼럼 / 최성호 기자 / 2025-05-07 09:29:39
하만부터 B&W까지, 10년간 전략적 M&A 집행…글로벌 기술 초격차의 기반 다져

▲일본에서 귀국하는 이재용 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삼성을 ‘기술 기반 초격차’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대규모 딜보다는 전략적 핵심 기술 보강형 M&A가 주를 이뤘으며, 그 성과는 현재 삼성의 반도체, 전장, AI·디스플레이 경쟁력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하만’ 인수, 전장 사업의 초석

2017년 삼성전자는 미국 자동차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약9조 원(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 M&A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시대를 대비한 전장 플랫폼 진출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하만 인수 후 삼성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 시스템 등에서 유럽·미국 완성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전장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와의 시너지도 가시화되며, 하만은 ‘제2의 삼성전자’ 전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지센서·AI 스타트업 집중 투자…‘퍼즐 맞추기’ 전략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체제 아래에서 크게 두 가지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를 병행해왔다. 하나는 이미지센서·카메라, 또 하나는 AI 및 반도체 설계 관련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 인수한 스페인 이미지센서 업체 ‘테크니컬 이미지 시스템스(티스)’, 2017년의 영국 AI 플랫폼 ‘그래핀랩스’, 2018년 미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플럭스콘’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카메라·AI 연산 능력·5G SoC에 일부 기술로 녹아들며 직접적인 제품 개선과 기술 내재화에 기여했다.

공백기 끝내고 ‘B&W’ 인수로 M&A 재시동

삼성전자는 8년 만에 다시 대형 인수합병에 나섰다. 영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Bowers & Wilkins(B&W)’를 인수한 것이다. 이 인수는 단순한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확보가 아니라, 스마트폰·TV·가전·전장에 이르는 사운드 통합 생태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하만으로 전장 기반을 다졌다면, B&W는 소비자 접점에서의 브랜드 고급화와 사용자 경험 차별화를 위한 두 번째 축이다. 애플의 비츠 인수, 소니의 WH시리즈처럼, 삼성 역시 ‘음향’을 통한 프리미엄 전략에 본격 나선 셈이다.

전략형 M&A의 정점…“돈보다 기술, 스케일보다 방향”

이재용 회장의 M&A 전략은 대규모 연쇄 인수보다는 핵심 기술 보강에 집중된 ‘스마트 M&A’로 요약된다. M&A 후 완전한 통합보다는, 자회사 또는 협업 브랜드로 운영하며 기술을 내재화하거나, 플랫폼화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는 단기 재무성과보다는 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은 접근법으로, ‘파운드리–AI–이미지센서–전장–사운드’로 이어지는 기술 생태계 퍼즐을 10년에 걸쳐 하나씩 맞춰온 셈이다.

업계는 향후 이재용 회장이 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분야에서 추가 M&A를 단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기술 없이는 미래 없다"는 발언과 함께, "M&A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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