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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BI/사진=HK이노엔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국내 제약사 HK이노엔이 헛개수 제품 회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력 의약품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의 2025년 2분기 매출은 2,5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209억 원으로 14% 감소하며 영업이익률은 8% 수준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2% 웃돌겠지만, 영업이익은 18%가량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부진의 주된 이유는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등을 담당하는 H&B(Health & Beauty) 사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특히 헛개수 등 페트병 음료 제품이 전량 회수 조치되면서 H&B 부문 매출이 2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원가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반면 HK이노엔의 주력인 전문의약품(ETC, Ethical The Counter) 사업 부문은 견조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ETC 부문은 2분기 매출 2,3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국내와 수출을 합쳐 506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수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케이캡의 국내 처방 실적은 5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올해 연간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해주 연구원은 “2025년 연간 매출은 1조4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053억 원으로 19% 늘어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부진은 일회성 요인에 불과하며 하반기에는 이익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HK이노엔의 주요 기대 요인은 신약 ‘세벨라’의 미국 임상 결과다. 세벨라는 P-CAB 계열(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에 속하는 신약으로, 위산 분비를 조절해 위식도역류질환 등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미국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1차(탑라인) 결과를 발표했고, 오는 10월 말 미국소화기학회(ACG,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에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미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 신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HK이노엔의 케이캡은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위해주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 약물인 보노프라잔의 처방 건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보노프라잔의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2032년 5월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여 HK이노엔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를 입증하는 임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기존 위산 억제제)와의 직접 비교 임상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HK이노엔은 숙취해소제 ‘컨디션’을 주력으로 하는 H&B 부문에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컨디션은 올해 1분기 매출 140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과를 냈고, 신제품 ‘컨디션 제로 스파클링’ 출시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컨디션 브랜드는 인기 걸그룹 엔믹스의 멤버 해원과 협업을 진행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한편 HK이노엔은 콜마그룹 계열사로, 최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윤상현 부회장은 실적 저하 속에서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며 그룹 내 구조조정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룹 차원의 방향성이 HK이노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HK이노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7만 원으로 제시했다. 위해주 연구원은 “케이캡의 국내외 안정적 실적과 세벨라의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 등을 감안할 때, 주가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K이노엔은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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