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금융사 횡령사고···올해 상호금융서 3분의 2가 발생

금융·증권 / 황동현 기자 / 2023-07-11 15:14:42
상호금융 32건중 21건 차지...농협 13건, 신협 8건
단위 조합별 각자 운영 내부통제 느슨 원인
은행권 횡령 16억원, 금융업권 중 액수 가장 많아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금융사 횡령사고가 매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발생한 사고 중 상호금융권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횡령사고에는 관리 감독이 느슨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회사의 횡령 사고는 32건에 달하고 이 중 3분의 2가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는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호금융 CG/사진=연합뉴스 제공

 

업권별로 상호금융업권 횡령 사고가 21건(11억원)으로 건수 기준 가장 많았다. 회사별로는 농협이 13건(6억원)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신협이 8건(4억원) 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관할 밖에 있는 새마을금고에서도 매년 횡령, 배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017년부터 작년 8월까지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직원의 횡령·배임·사기·알선수재 건수는 85건이며 피해액은 641억원이었다.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 횡령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단위 조합별로 각자 운영되면서 폐쇄성이 매우 강하고 직무분리, 순환근무 등 내부통제가 느슨할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해도 범죄금액 회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양정숙 의원은 "상호금융은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보다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감시가 소홀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 스스로 자정 노력과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라며, "금융당국도 피해 예방대책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상반기 업권별, 회사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단위 : 백만원, 건)/자료=양정숙 의원실

 

상호금융 외 업권별로는 은행에서 일어난 횡령 사고가 9건이었다. 액수는 16억원으로 금융업권 중 가장 많았다.

회사별로는 신한은행이 7억원(1건)으로 횡령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기업은행이 3억원(2건), 국민은행 2억원(1건), 농협은행이 2억원(1건) 등 순이었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오케이저축은행 3억원(1건), 자산운용업권에서는 코레이트자산운용 2억원(1건)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권 횡령 사고 액수는 작년까지 매년 증가했다. 2018년 113억원(65건)이었던 횡령 사고 규모는 2019년 132억원(62건), 2020년 177억원(50건), 2021년 261억원(46건), 2022년 1011억원(61건)으로 급증했다.

금융기관들의 횡령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에는 횡령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우리은행 직원이 비밀번호와 직인까지 도용해 무단으로 결재 및 출금하는 등 6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횡령했다가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금융당국도 횡령·배임과 같은 금융범죄, 사고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횡령사고 예방에는 역부족이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제재보다 예방에 초점을 둔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추진해 온 국정과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responsibility)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역할을 명확히 하는 등 새로운 제도를 담았다. 당국의 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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