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HVAC 공략 나선 삼성·LG…탄소중립 수혜 선점 경쟁 본격화

전자·IT / 최성호 기자 / 2025-07-01 08:43:13
▲LG전자,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 인수/사진=LG전자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달아 유럽 공조기업을 인수하며 냉난방공조(HVAC)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히트펌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양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0일 노르웨이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OSO는 1932년 설립된 기업으로,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와 전기 온수기 등 고효율 온수 저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히팅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히트펌프와 결합된 온수 솔루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업체다.

LG전자는 OSO 인수를 통해 자사 히트펌프 기술과 온수 저장 솔루션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탄소 중립 관련 정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지역으로, 인수 전략을 통해 유럽 내 히트펌프 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BRG 빌딩솔루션즈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2023년 약 120만 대 수준에서 2030년까지 240만 대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EU는 2022년 ‘리파워 EU’ 계획을 발표하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을 중심으로 한 탈탄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히트펌프와 같은 고효율 냉난방 솔루션의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보다 대형 인수로 중앙 공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영국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독일 공조 전문업체 플랙트 그룹의 지분 100%를 15억 유로(한화 약 2조3,7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트는 1918년 설립된 유럽 최대 중앙 공조 전문 기업으로, 연 매출은 7억 유로에 달한다. 가정, 병원, 학교, 공항, 데이터센터 등 65개국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로고/사진=자료/최성호기자

 

삼성전자가 중앙 공조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고성능 데이터센터와 기가팩토리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고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첨단 공조 시스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랙트 인수는 중앙 공조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AI와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 따라 데이터센터, 공항, 산업단지 등 대형 시설 공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인수전이 단순한 지역 확대가 아닌,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 흐름을 주도할 전략적 교두보 확보 차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히트펌프-온수 솔루션 결합을 통해 유럽 주거시장을 정밀 타깃하고,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 산업용 시장을 노리는 이원화 전략”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때문에 이번 인수의 파급력은 유럽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사업은 개별 공조(가정용 에어컨), 중앙 공조(병원·학교·공항 등), 유니터리 공조(북미 주택용 등)로 구성된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을 흡수해 실내로 보내는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탄소 감축 정책에 따라 급속히 성장 중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