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트럼프 관세 폭탄의 충격 – 韓 반도체, 벼랑 끝으로(1부)

전자·IT / 이덕형 기자 / 2025-08-07 08:42:59
트럼프 “반도체에 100% 관세”…韓 수출 직격탄 우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덕형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미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정면으로 조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 기획 시리즈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글로벌 경쟁국들의 대응 가능성, 실제 정책화 과정,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전략 등을 3부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시리즈 구성]
1부. 트럼프 “반도체 100% 관세”…韓 수출 직격탄 우려
2부. 삼성·SK, 미국 내 공장 현황과 ‘관세 회피’ 생존 전략
3부. 트럼프의 고관세 발언, 현실화 경로는?…의회·행정절차 분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약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2위 품목으로,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미국 내 투자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가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면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한국 반도체 수출 타격 불가피…“美 직접 수출 외 우회 물량도 영향”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4조7천억원)로,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출 품목이다.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 중 미국 비중은 7.5%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만·베트남 등을 거쳐 가공된 후 미국으로 유입되는 간접 수출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의존도는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북미 시장 수출 전략에 중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기업의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

"내주 추가 품목 발표 가능성"…中·印 2차관세 경고도 함께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고관세 시행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날 CNBC 인터뷰에선 “내주 정도”에 추가 품목별 관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는 반도체 외에도 의약품을 추가 대상으로 언급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한 인도에 대해 25%의 '2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 에너지 수입 규모가 더 큰 중국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답한 트럼프의 발언은, 무역·외교·안보 이슈가 얽힌 복합 제재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 4년간 美에 832조 투자”…리쇼어링 가속 신호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는 애플 CEO 팀 쿡이 참석한 가운데,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6천억 달러(약 83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천억 달러 증액된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플이 미국 일자리를 늘리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세금과 관세를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용이 매우 클 것”이라며 자국 내 제조 유치를 위한 압박성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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