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황정음, 비난보다 이해가 필요한 이유

인물·칼럼 / 이덕형 기자 / 2025-08-22 08:25:15
▲황정음, 비난보다 이해가 필요한 이유/이덕형 칼럼
배우 황정음이 법정에 섰다. ‘43억 원 횡령’이라는 무거운 단어는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고, 최종 선고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단순히 ‘범죄’로 단정하기보다 그 배경과 맥락을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황정음이 운영한 법인은 본인 지분 100%의 1인 회사였다. 연예인의 활동 수익이 곧 법인의 매출이자 본인의 수입이 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 계좌와 회사 계좌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다. 법적으로는 ‘횡령’이지만, 일반 기업에서 타인의 자산을 빼돌리는 행위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범죄라기보다 제도와 구조의 허점에서 비롯된 관리 부재로 볼 수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사건 이후 황정음의 태도다. 그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곧바로 두 차례에 걸쳐 피해금 전액을 변제했다. 무려 4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스스로 책임지고 정리한 것이다. 만약 잘못을 부정하거나 책임을 회피했다면 지금의 여론은 훨씬 더 가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피하지 않았고,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 감당했다. 이는 단순한 ‘연예인 리스크 관리’를 넘어서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황정음은 최후 진술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세무에 미숙했다”고 말했다. 부족한 관리로 인해 잘못이 발생했다는 고백은 분명 반성의 표현이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그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이 곧 성장이다. 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잘못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걸쳐 1인 법인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세무와 회계 관리에 취약한 환경에서 또 다른 피해가 나오지 않으려면 제도적 장치와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황정음을 향한 비난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그 사례를 통해 제도의 보완점을 찾는 것이 사회 전체에 유익하다.

배우 황정음의 잘못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다했으며 반성의 뜻도 분명히 밝혔다. 이제 사회가 할 일은 끝없는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성찰이다.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사람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길 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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