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약속했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등극 기대감도
코스피 4000~5000포인트 시대 여는 밸류업 일등공신이 될 것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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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오른쪽)이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우리 증시가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과 대표기업 삼성전자가 살아나면서 늦게나마 봄바람을 맞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년 가까이 270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2400선 근처까지 내려갔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박스권에 갖혀 있던 것에서 최근 한 단계 점프업 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다른 어떤 지표보다도 우리 경제의 위상과 실상을 구체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과연 언제쯤이나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지가 '디스카운트 코리아'를 벗어나는 관건으로 해석돼왔다.
즉 미국이나 일본의 주가지수와 같이 잃어버린 과거를 온전히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전인미답의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있을지가 최근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 우리 정부와 금융당국이 '밸류업'이라는 슬로건을 꺼내들면서 우리 증시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밑으로 내려가기보다는 상방으로 향해 가기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불은 일단 정부가 지폈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속적인 상방 흐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방향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가 과거 위상을 되찾고 반도체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나설 때 우리 경제도 살아나고 우리 증시도 살아난다는 데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갑게도 지난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해 사상 최악의 적자 국면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 향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18년 이재용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일성으로 강조했던 것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도약이었고 이를 통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었는데, 6년여가 흐른 지금도 유효한 약속이라는 점을 경계현 사장의 입을 통해 다시금 확인해준 셈이다.
그러나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행보는 실망을 넘어 근심을 불러오는 수준으로 위상이 하락했다고 할 수 있다. 2022년까지는 그래도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으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창출해냈지만 지난해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데다 올해 들어서도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확실한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분신과도 같은 경계현 사장의 입을 통해 확인한 만큼, 많은 사람들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판단된다.
경계현 사장은 주총 자리에서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어든 399억달러로, 인텔(487억달러)에 이은 2위였다.
하지만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이 올해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3년 안에 인텔을 제치고 다시 1위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계현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68년생인 이재용 회장의 서울대 5년 선배로서, 2022년 이후 3년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이끌며 이재용 회장의 공약을 이행할 분신으로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주총 자리에서 투자자들의 날선 질문에도 솔직한 답변으로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적자 지속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황의 다운턴(하강 국면)도 있었고 저희가 준비를 못 해서 사업을 잘 못한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더라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 사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한 발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고 있다"며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와 지능형 반도체(PIM) 등을 통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특히 비장의 무기로 AI 반도체의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마하1' 반도체를 개발 중인 사실도 공개했다. 올해 연말쯤 선보일 AI 반도체칩인 '마하1'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이지만 저전력(LP) 메모리라는 점에서 HBM과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12단을 쌓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기반으로 HBM3와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는 것은 물론, 이와 경쟁할 무기들을 상당수 갖추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파운드리 경쟁력에 대해서도 "기술 자체가 우수하고 수율이 높으며 고객이 원하는 생산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이 3가지 요건을 준비 잘해서 (TSMC에) 뒤처지지 않고 쫓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토모티브와 RF 등 특수공정 완성도를 향상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 사장은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이 시장에서도 TSMC와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한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구상들이 실현된다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에 내줬던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조만간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세를 몰아 TSMC나 엔비디아와도 합을 이뤄 경쟁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이재용 회장이 당초 약속했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등극도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판단이 된다. 즉 6년 내에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및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명실상부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코스피 지수 4000~5000포인트 시대를 여는 밸류업 일등공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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