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전경련), 선진경제-동반성장-ESG경영 이끄는 용광로 되길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3-08-20 08:12:14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지난 18일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에 대해 정경유착 발생 시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권고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태 이후 거의 유명무실하게 운영이 되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환골탈태해 새롭게 출범한다.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갖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는 안건을 처리하며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한경협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재계 위상 회복을 위해 삼성을 비롯해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다시 한경협에 합류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사태 이후 정경유착의 고리를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일제히 전경련에서 탈퇴한 바 있다. 따라서 전경련은 최근 7년여 기간 동안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패싱'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외 당했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제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은 선진경제-동반성장-ESG경영을 이끄는 중심축이 되어 그 긍정에너지를 바르게 발산하기를 기대한다. 

 

한경협은 지난 1961년 전경련의 전신으로 설립된 경제단체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으로 출발한 '1기 한경협'의 이름에는 경국제민(經國濟民·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함) 즉 '나라를 올바르게 하고 백성을 구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1968년 회원사가 크게 늘자 변화한 상황을 반영해 '전국경제인연합회'로 이름을 바꿨고 55년 만에 다시 한경협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번에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 경제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이해 더 이상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어느 곳에도 편향될 수 없는 한국 경제로선 지향점과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운영의 묘라도 취해 기회를 잡아간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노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대기업의 포지션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5만 달러 등 이른바 선진경제로 가는 키를 우리 대기업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일본이나 대만과 같은 경제체제를 이루는 데도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너무 심해 국민소득 불균형은 물론 20~30대 젊은 세대의 실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차라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망정 중소기업으로 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 중소기업은 극도의 인력난, 대기업은 극도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일본이나 대만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체제가 잘 자리잡아 그 차별이 크지 않다고 한다. 워라밸(Work and Value)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라면 중소기업 취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임금 격차가 2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젊은이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에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반성장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는 길이 곧 대기업도 사는 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글로벌 경제에서도 요즘 잘나가는 일본과 대만 경제를 보면, 한경협이 동반성장의 자발적인 구심점이 되어서 탄탄한 경제를 구축하는 모멘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다.

 

다음으로 ESG경영을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 ESG경영은 인류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를 고려하는 경영으로 한경협이 앞장서 실천한다면 우리 경제는 경제적 번영과 함께 사회적 가치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누구도 객관적으로 이유를 달 수 없는 ESG경영 평가지수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실천해 갈 필요가 있다. ESG 경영에서 모범이 되는 기업들은 정부나 국회가 가업 승계체제에 가산점을 주는 등의 혜택을 줄 필요도 있다고 본다. 즉 ESG 경영에서 모범을 보인 기업에 대해서는 상속 과정이나 지분 승계에서 우대하는 것을 정부나 국회가 적극 검토하고 한경협은 이를 확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민을 이롭게 하는 기업이나 해롭게 하는 기업이나 경제적인 가치로만 평가해 대를 이어가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 경제적인 가치 이외에도 사회적 가치인 ESG 평가를 고려해 승계체제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한경협이 구심점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시절과 같은 정경유착이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 우리 민족은 정으로 통하는 특성을 지니다 보니 정경유착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있다. 하지만 이는 근절해야 하는 적폐가 되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지난 18일 삼성의 한경협 복귀에 대해 정경유착 발생 시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권고한 이유다. 민주당은 물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등이 이구동성으로 나서 4대 그룹의 한경협 가입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만약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명심해 한경협이 자기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 즉 '재벌 집단'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서민까지 아우르며 우리 경제를 바르게 성장시키는 용광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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