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OTT 새 강자 CJ '티빙' 탄생...기생충-오징어게임 같은 대작의 플랫폼 되길

인물·칼럼 / 소민영 기자 / 2022-12-06 07:30:42
KT '시즌'과의 합병은 토종으로서는 최대규모의 OTT가 탄생하는 의미
수익성 확보하고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고려해봄직
윤석열 정부에서도 CJ가 자유스런 몸짓을 마음껏 펼쳐가기를 기대
▲ 티빙-시즌 합병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CJ그룹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이 당초 예상을 넘어 한국 영상 콘텐츠 제작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CJ가 영화 '기생충'과 같은 역작을 만든 경험이 티빙에 서서히 녹아들면서 OTT에서도 힘들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나라 문화산업 발전에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CJ는 OTT 분야에서도 시작은 미약하지만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정도는 있었다. 기생충을 통해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tvN 등의 방송채널을 통해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OTT 분야에서도 콘텐츠만큼은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 기대대로 티빙은 2020년 CJ ENM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JTBC가 합류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대규모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최정상에 있는 파라마운트와 협력 브랜드관을 론칭해 독점 콘텐츠를 선보이며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게다가 지난 1일에는 KT의 OTT '시즌'과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이는 국내 토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OTT가 탄생하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욱이 당초 규모의 열세를 극복하고 최대규모로 출범한 웨이브를 앞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기준 국내 시청자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티빙(431만명)이 이미 웨이브(416만명)를 앞서 있었는데, 여기에 시즌(125만명)을 더하면 550만명의 MAU를 확보해 웨이브를 한참 앞서게 된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넷플릭스가 1136만명으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우리 OTT가 수익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고려해볼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이는 국내에서 넷플릭스와 대등한 경쟁력을 갖게 하는 동시에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 OTT 기업이 뚜렷한 존재감을 갖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 OTT 간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부터 탈피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다만 최근 검찰이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의 취업 과정에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하면서 CJ 자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과의 악연이 기시감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CJ 자회사인 경기 군포 한국복합물류 사무실과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운영지원과, 채용 청탁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 직원 A씨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부총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토교통부의 추천으로 1년간 한국복합물류에서 상근 고문으로 일하며 1억원가량의 연봉을 받았다. 상근 고문직은 통상 물류 정책 경험이 있는 국토부 퇴직 관료가 맡는 것이 관례로 정치인이 취업한 것은 이씨가 처음이라고 한다.

 

검찰은 이씨가 물류 관련 전문성이 없는데도 고문직에 추천되는 과정에 노 전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의 개입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기자는 이 과정에서 엉뚱한 불똥이 CJ그룹으로 향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난 정부에서의 일로 상당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콘텐츠의 이념성을 따지지 않고 자유스러운 안목으로 제작을 하다 보면 그중에 정치권의 시각을 거스르는 콘텐츠들이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와 같은 콘텐츠는 이념이나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과 같은 대작이 과연 중국이나 일본, 또는 지금의 동남아 국가에서 나올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들 국가는 어느새 우리나라보다 정치적, 종교적, 관습적 자유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우리가 그만큼 앞서 가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세계적으로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금의 분위기를 깨서는 안된다. 권력이나 종교, 관습과의 수많은 싸움을 통한 어렵게 얻은 자유의 영혼이 그대로 살아 있을 때 우리 문화산업이 한층 발전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는 지난 정권 같은 미운 털이 어느 특정 기업에 박히지 않았으면 하는 주문이다. 

 

자유와 역동성을 만끽할 수 있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콘텐츠에 일찌기 천착한 CJ이기에 이 시대 최고의 문화기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CJ가 자유스런 몸짓을 마음껏 펼쳐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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