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실거래 성사되거나 문의 폭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호가가 이전보다 높게 형성되거나 시중에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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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서 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일대/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재건축 아파트가 술렁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부동산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 직후 당장 실거래가 성사되거나 문의가 폭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이전보다 높게 형성되거나 시중에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한양의 호가를 보면 전용면적 86.62㎡는 12억∼13억원, 전용 107.92㎡는 14억∼15억원 선이다. 전용 107.92㎡가 1년 전인 작년 3월 10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가격이 4억∼5억원 오른 셈이다.
이 단지 한 중개업소의 대표는 "주요 후보들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것이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선거 결과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수에 관심을 두는 문의가 점점 늘고,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수요가 많은 서울 등 도심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면제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서울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간 사실상 재건축 사업 추진을 막는 수단이었던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해 준다는 것은 재건축 사업에 물꼬를 틀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라며 "상계동처럼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인 지역에 가장 큰 호재"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용적률도 법정 상한을 현재 300%에서 500%까지 높여주고, 이를 통해 늘어난 물량은 청년·신혼부부에게 반값 주택으로 분양한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이처럼 그간 재건축 사업을 옥죈 규제가 일시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압구정, 대치, 청담, 잠실, 여의도,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지역도 들썩일 조짐을 보인다.
이들 주요 재건축 추진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당장 실입주해 2년 이상 거주할 사람만 주택을 매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가 전세 등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와 같은 투자 목적의 매수 행위가 원천 금지된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면적 196.21㎡는 지난 1월 18일 80억원(9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직전 최고가인 작년 3월 31일의 64억원(11층)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년 말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압박으로 부동산 시세가 약세를 보이는 속에서도 신고가 기록을 쓴 것으로 시장에 놀라움을 안겨 준 바 있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 등으로 가격 하방 압력보다 상승 압력이 더 컸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7년 만에 통과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현재 호가가 28억∼31억5천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단지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금액대라 실수요 거래 외에는 이뤄질 수 없다"면서 "지난 1월에 팔린 매매가와 같은 금액의 급매물이 있었는데 이번 선거 결과로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목동 또한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기대가 큰 모습이다.
목동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준공 30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의 안전진단 면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며"그동안 안전진단 규제로 멈춰있던 목동 재건축 시장이 활력을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맞물리면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의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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