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물가 불안+금리 폭등에 S&P '트럼프 상승분' 거의 토해내

기획·연재 / 김완묵 기자 / 2025-01-11 07:12:49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강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알려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심리는 싸늘
▲미국 뉴욕증시는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3대 지수와 반도체지수가 모두 급락하는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고용지표에 3대 지수가 일제히 1.5% 넘는 급락세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고용지표 호조에 다시 고공행진에 들어가고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따라 국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게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96.75포인트(1.63%) 하락한 41,938.45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1.21포인트(1.54%) 떨어진 5,827.0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17.25포인트(1.63%) 하락한 19,161.63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24.88포인트(2.42%) 급락한 5,037.47을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3.0%, 마이크로소프트 1.3%, 아마존닷컴 1.4%, 구글의 알파벳 0.9%, 테슬라 0.05%, 브로드컴 2.1%, 넷플릭스 4.2%, AMD 4.7%, ARM이 3.2%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에 비해 메타는 0.8%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86%포인트(8.6bp) 상승한 4.767%를 기록하고 2년물이 전날보다 0.117%포인트(11.7bp) 급등한 4.379%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69% 상승한 배럴당 76.65달러, 브렌트유 내년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3.67% 높은 배럴당 79.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6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5천명)를 큰 폭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작년 11월 4.2%에서 12월 4.1%로 하락했다.

 

이날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강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는 경제에 좋은 소식이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있던 금융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3월 회의는 물론 5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증시 강세를 주도해온 대형 기술주들 모두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무더기로 주저앉았다. 통상 고금리 환경은 성장주에 불리하다고 여겨진다.

 

'깜짝 고용지표'에 채권 수익률은 급등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고용지표 발표 직후 4.79%까지 고점을 높이며, 지난 2023년 11월 초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95%로 전장보다 3bp 상승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장 중 한때 5%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2025년 중 추가 인하가 없을 수 있으며 10년물 금리가 5%를 쉽게 돌파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걸 교수는 채권시장 상황과 관련해 "(연준의) 모든 금리 인하 효과가 사실상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시장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장기금리가 더 높아지게 하는 공식"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이날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S&P500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뒤 기록한 상승분을 거의 모두 토해내게 됐다. 선거일 이후 S&P500의 수익률은 지금까지 0.5%에 불과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아직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은 없다. 올해 12월까지 8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은 모두 0%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에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급등하면서 물가 불안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2025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73.2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74.0에서 1.1% 하락한 수치다.

 

반면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3%로 급등했다. 직전 달의 2.8%에서 크게 오르며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직전 달의 3.0%에서 3.3%로 올라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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