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성 이재용 회장, 10년을 넘어선 리더십 이제 꽃을 피울 때가 됐다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5-07-13 06:57:14
17일 대법원은 이재용 회장 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
검찰이 2020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
1심과 2심 이어 3심에서도 무죄 판결로 뉴삼성 출발점 되길
▲17일 대법원은 이재용 회장 사건에 대한 상고심 기일을 연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삼성을 이끈 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었다. 2014년 선친인 이건희 전 회장의 갑작스런 부재로 삼성의 리더 역할을 맡았고, 2022년엔 회장에 올라 승어부(勝於父, 아버지보다 나음)를 선언한 지 3년이 돼가고 있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았을 터였고, 그런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이지만, 이제는 그 세월을 딛고 일어설 엄중한 때가 온 듯하다. 와중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빚어진 불미스런 법적 다툼도 이제 끝을 맺을 때가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대법원은 이재용 회장 사건에 대한 상고심 기일을 연다. 검찰이 2020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이재용 회장을 재판에 넘긴 바 있는데, 1심과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이 최종심까지 넘긴 관계로 이날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다.

 

이날 무죄 판결이 날 경우 10여 년 가까이 이어져 온 법적 다툼에서 벗어나 이재용 회장은 뉴삼성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법적 다툼을 이어오는 동안 그의 마음가짐은 움츠러들었을 법하고 삼성의 위상도 많이 흔들려왔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과 함께 최상의 위치에 있었지만, 지금은 팔로워(추종자)들에게 추격 당해 톱10의 위치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업종을 막론하고 글로벌 기업 톱10에 들었던 기업이 이제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명함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된 것이다. 

 

그만큼 10년의 세월 동안 빠르게 기술개발이 이뤄져 왔고 최상위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다툼도 치열하게 벌어져 온 때문으로 보인다. 

 

이제 반도체 산업은 한 기업의 경쟁관계에서도 벗어나 국가적 존망을 건 싸움으로 확대된 때이기도 하다. 누가 혹은 어느 나라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기업은 물론 국가의 운명마저 뒤흔드는 때가 됐다. 반도체 산업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고 있느냐가 국부를 판가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행히 한국은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기업이 있어 어느 정도 이 산업에서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자원이 없고 분단국가라는 약점에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고속성장을 해올 수 있었다. 덕분에 국가의 경제적인 위상도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며 한국 기업과 거래하거나 한국과 관련한 일자리를 잡는 것을 선호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 하는 문제에선 앞길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여겨진다. 혹자는 위기와 기회가 함께 있는 것으로 평가하며 기업인은 물론 정치권 또는 국민의 마인드마저 바꿔져야 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으로서는 잘나가던 옛 삼성을 잊고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은 뉴삼성이 필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의 위기에서 태어난 AI(인공지능)가 세상을 바꾸는 헤게모니가 된 시대에 이제 또 다른 삼성을 필요로 하게 됐고, 이재용 회장은 막 터널을 벗어나 무결점의 CEO로 뉴삼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뉴삼성의 이재용 회장이 해야 할 일은 많을 것 같다. 우선 반도체 산업에서 최근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를 필두로 TSMC 등 대만계 기업들에 완전하게 주도권을 빼앗겼는데, 공급망을 다원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새로운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 

 

오픈AI, 메타, 브로드컴 등 또 다른 공급망 체계에서 퍼스트 무버로 자리해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업계를 리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삼성전자는 설계부터 제품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종합반도체 업체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경우 단기간에 주도권을 잡는 구조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10년 전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을 아우를 수 있는 강자였다면, 향후 5년 내지 10년이 경과하는 기간에는 이들 분야는 물론 로봇, 헬스케어를 포함해 4차산업혁명이 이뤄지는 많은 분야에서 최정상에 올라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사가 너무 커져서 한 곳에서 케어가 힘들 경우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따로 살림을 차리고 나가게 할 수 있어도 좋을 듯하다. 

 

이렇게 되기에 기초는 역시 반도체 분야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차세대 반도체시장을 이끌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외 중소-벤처기업들과 협업을 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캐치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과정에서 내재화하거나 캐치업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에 적기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에도 먹혀 들어갈 기술을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넓혀 볼륨을 키우는 방식이 유효해 보인다.     

 

이런 방식은 뉴삼성의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게 해서 삼성SDI가 잘하고 있는 2차전지 분야에서나 삼성중공업의 선박, 삼성물산의 건설과 패션, 삼성바이오의 신약 제조 및 개발 분야에서도 인류를 이롭게 할 많은 제품을 만들어낼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17일 대법원 판결이 법적 다툼의 종착점이 되길 바란다. 이를 시작으로 이재용호의 뉴삼성이 늦었지만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출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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