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음주 반도체 관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장은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를 집중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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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15일(현지시간) 반도체 관세에 민감하게 관련 주식을 집중 매도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에 반도체에 대해 품목관세를 발표하겠다는 발언에 주요 지수가 하락세로 기울었다. 반도체지수가 급락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나스닥과 S&P500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다우지수는 7월 소매판매 증가에 힘입어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소폭의 플러스로 장을 마쳤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6포인트(0.08%) 오른 44,946.12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18.74포인트(0.29%) 떨어진 6,449.80을,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7.69포인트(0.40%) 하락한 21,622.98을 가리키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32.76포인트(2.26%) 급락한 5,752.74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0.8%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4%, 애플 0.5%, 브로드컴 1.5%, 테슬라 1.5%, 팔란티어 2.1%, AMD 1.9%, ARM이 1.1%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만 아마존닷컴은 0.02%, 메타 0.4%, 구글의 알파벳 0.4%, 넷플릭스가 0.6%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상승폭을 줄어들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9%포인트(2.9bp) 상승한 4.322%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6%포인트(1.6bp) 오른 3.755%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후 1시 45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8포인트(0.31%) 오른 45,049를 기록하고 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9포인트(0.14%) 떨어진 6,459를,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9포인트(0.32%) 하락한 21,641을 가리키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33포인트(2.27%) 급락한 5,752를 기록하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매판매가 무난하게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계획을 곧 발표한다고 밝힌 여파로 기술주는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의 지분을 조용히 매집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UNH의 주가가 급등했고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상승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한 7263억달러로 집계됐다. 예상치에 부합했다. 특히 6월의 전월비 소매판매 증가율이 기존 0.6%에서 0.9%로 상향 조정된 점에 시장은 낙관론을 이어갔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 판매(컨트롤그룹)도 전월과 비교해 0.5%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0.4% 증가를 웃돌았다. 컨트롤그룹은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활용되는 지표다. 다만 이번 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소화하며 이미 주가지수가 꽤 상승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소매판매를 추가 상승 재료로 삼지는 않았다.
대신 증시 참가자들은 반도체 관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 매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다음 주나 다음다음 주 철강과 반도체 칩에 대한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며 "일정 기간 후에는 매우 높게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반도체 관세가 최대 300%에 이를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300% 관세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6% 급락했으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3개만 소폭 올랐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SML, AMD는 1% 안팎으로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실적 전망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14% 급락했다.
이와 별개로 다우 지수는 장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6개월 만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가 UNH 주식을 매집 중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12% 뛰면서 UNH가 속한 다우 지수도 덩달아 상승했다. UNH는 그간 의료비용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였다.
업종별로는 의료건강이 UNH에 힘입어 1.65% 뛰었다. 필수소비재와 부동산, 통신서비스도 올랐다. 금융은 1% 이상 내렸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최고경영자는 "AI 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8월과 9월은 끔찍한 계절성에도 S&P500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는 악화하고 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8.6으로 집계됐다. 전월 확정치인 61.7을 3.1포인트 하회했고 시장 전망치 62도 크게 밑돌았다. 아울러 미국의 7월 수입 물가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미국 노동부는 7월 수입 물가가 전달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6월 대비 오름폭이 커졌고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4.8%까지 낮췄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하게 나오면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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