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R 제소 가능성이 있어 신병 실제 인도 더 지켜봐야
▲몬테네그로 법원에 출석하는 테라 루나 사태 권도형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전,대표가 미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 포베다에 따르면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권대표를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한다는 명령에 서명했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모든 사실과 상황을 검토했다"며 "범죄의 중대성, 범죄 장소,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의 국적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대부분의 기준이 미국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권대표에 대해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동시에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권 대표의 전담 로디치 변호사는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유럽인권재판소(ECHR) 제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날까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몬테네그로는 유럽평의회 회원국이며 ECHR의 관할을 받는다. ECHR의 결정은 구속력은 없지만 권대표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몇 달 또는 몇 년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권대표 측은 한국 송환을 원해왔다. 미국은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여서 100년 이상 징역형이 선고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약 40여년으로 미국보다 낮기 때문이다.
권대표 측이 한국보다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행을 필사적으로 거부해왔고,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했던 만큼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의 결정대로 권대표가 미국으로 신병 인도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권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해 한때 주목받았던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후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이 발각돼 11개월간의 도피 행각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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