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미국 증시, 경기 하강에도 금리인상 지속...나스닥-다우 탄력 잃어

뉴스 / 김완묵 기자 / 2023-04-20 05:50:54
대출이 줄었다는 소식에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은 위안
영국 3월 CPI 전년 동월 대비 10.1% 오르며 예상보다 큰 상승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6.7% 달해
▲미국 뉴욕증시가 19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정국면을 지속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자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장중 낙폭을 점차 줄이며 혼조세로 마감을 했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62포인트(0.23%) 하락한 33,897.01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35포인트(0.01%) 떨어진 4,154.52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81포인트(0.03%) 상승한 12,157.23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31.34포인트(1.02%) 내린 3,046.38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2.0% 하락한 것을 비롯해 넷플릭스가 3.1%, 메타가 1.0%, 구글의 알파벳이 0.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가 0.9%, 애플이 0.7%, 아마존닷컴이 1.9%, 마이크로소프트가 0.03%, AMD가 0.1%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오후 들어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49분 현재 10년물은 전날보다 0.023%포인트(2.3bp) 오른 3.595%를 기록하고 2년물은 전날보다 0.06%포인트(6bp) 상승한 4.259%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엇갈리는 기업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베이지북,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베이지북이 발표되면서 대출이 줄었다는 소식에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은 개장 초 약세 분위기를 일부 되돌렸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와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는 2분기로 미루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사업부 이익률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지적에 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에 7% 이상 상승했다. 지역 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주가는 실적 부진에도 4월 들어 예금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24% 폭등했다. 지역 은행주들도 동반 급등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과 팩웨스트 은행의 주가가 각각 12%, 10% 이상 상승했다.

 

보험사 트래블러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이날은 장 마감 후 테슬라와 IBM이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매출과 순이익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음에도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 중이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매출총이익률이 예상을 밑돈 것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IBM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3% 이상 오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6.5%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9%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84%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도 대체로 예상치를 웃돌지만, S&P500지수는 지난 5개월간 유지된 박스권 3,800~4,200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변동성지수(VIX)는 16포인트 수준에서 추가 하락해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향후 한 달간 시장 움직임도 크지 않을 것에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의 5월 이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주가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시장은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보다 덜 확신하고 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0.1% 오르며 예상치를 크게 웃돈 점도 중앙은행들의 긴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영국의 인플레이션 급등 소식에 영국 길트 2년물 금리가 10bp 이상 올랐고, 이는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 후 "은행 대출과 소비자, 기업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활동이 감소했고, 대출 활동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최근 몇 주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파산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는 별다른 이유 없이 30% 이상 급등했다.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80% 이상 폭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미국 내 일부 차종의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에 2%가량 하락했다. 뉴욕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가격 인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니오와 샤오펑의 주가가 각각 7%, 12%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있음에도 연준이 초래하는 침체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이러한 위험회피 기조는 고조된 침체 위험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며, 잠재적으로 중앙은행이 (침체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PNC파이낸셜의 거스 파우처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연준의 긴축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6.7%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3.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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