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NH농협금융지주 이석준 행마는 이성희 회장 연임으로 가는 예견된 포석

인물·칼럼 / 소민영 기자 / 2022-12-13 09:59:52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능력이 검증된 손병환 회장 내치자
금융가에서는 공정이 아닌 불공정 인사라는 지적이 많아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되면서 금융가에서는 불공정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공정인사와는 전혀 상반된 낙점이라는 지적이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병환 현 회장 후임으로 이 전 실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따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전 실장은 손 회장에 이어 새해부터 2년간 NH농협금융 수장 역할을 맡게 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임추위는 지난달 14일부터 NH농협금융 회장 및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임추위는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회장 후보군을 압축했으며 심층면접 진행 후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이 전 실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현재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할 적임자라 판단해 이 전 실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하게 능력이 검증된 현 손병환 회장을 낙마시키고 검증되지 않은 이 전 실장을 낙점한 것에 굉장히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손 회장은 지난 2년간 농협금융지주를 실적에서 크게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조직관리에서도 별 탈 없이 운영하면서 1년 정도의 연임은 거의 따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1962년생으로 다른 금융지주 회장에 비해 젊은 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나무랄 데 없는 경영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김용환·김광수 전 회장 등 과거 농협금융 회장이 2년 임기 후 1년 정도 연장한 사례가 있어 현 손병환 회장 역시 그런 전례를 따를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손 회장이 단 하나 결격 사유가 있다면 관료 출신이 아니고 내부 승진인사라는 점 정도였다. 뒤를 받쳐줄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의 의중 변화를 일으킨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73)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배경이 부족한 손 회장을 내치고 현 정권에서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지닌 낙하산 인사를 택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법 규정 개정 등 여러 현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에 가까운 관료 출신의 인사를 선호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1959년 부산 출생인 이석준 전 실장은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 미래부 1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했으며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런 대목에서 과연 이석준 차기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지 아울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이를 연결고리로 탄탄대로를 걸으면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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