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민주당,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인물·칼럼 / 이덕형 기자 / 2025-08-23 04:44:12

▲민주당,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이덕형 칼럼

민주당에서 당 대표 선출 이후 당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새 지도부의 등장으로 당의 활력이 되살아나기는커녕, “밤의 대통령과 낮의 대통령이 다르다”는 뒷말이 오가는 것이다. 낮에는 대통령실에 공식적인 대통령이 존재하지만, 밤에는 또 다른 그림자가 당을 지배한다는 식의 풍문이다.


이 이야기가 단순한 농담이나 과장된 정치적 은유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만약 집권 여당이 ‘두 개의 권력축’을 가진다면 그것은 곧 당권의 레임덕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집권 세력의 중심이어야 한다. 그러나 당이 다른 권위를 따르기 시작한다면, 집권 구조는 균열을 피할 수 없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명확한 책임 구조를 요구한다. 국민은 정부와 집권 세력의 성과를 대통령에게 묻는다. 그런데 만약 낮의 대통령과 밤의 권력이 따로 존재한다면, 그 책임은 모호해지고 정치의 구심점은 약화된다. 정책의 방향이 흔들리고, 선거 전략은 분열된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여야 한다.” 낮과 밤을 나누어 빛나는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 태양이 둘이라면 세상은 분열되고 질서는 붕괴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라는 중심이 흔들리고 또 다른 권위가 그 빈자리를 채운다면, 정당은 단일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집권 후반기에 흔히 나타나는 권력 공백 현상이 바로 레임덕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 드리운 그림자는 그보다 훨씬 이르다. 당대표 선출 직후부터 벌써 “누가 진짜 주인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면, 그것은 당과 정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당권의 레임덕은 곧 국정의 레임덕으로 이어진다. 당내 권력이 이중화되면, 집권세력은 국민 앞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정치력이다. 대통령은 당과 정부의 최종 구심점으로서 리더십을 확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개의 태양’ 논란은 더욱 증폭될 뿐이다.


첫째, 대통령은 정책 성과로 중심을 세워야 한다. 경제와 민생 현안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줄 때만이 국민은 다시 대통령의 리더십을 인정한다. 둘째, 당·정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당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최종 방향은 대통령이 제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국민 전체를 향한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특정 지지층이나 팬덤의 지지를 넘어, 중도와 무당층까지 포용하는 정치만이 민주당을 지속 가능한 집권 세력으로 만든다.

정치에는 상징과 질서가 중요하다. ‘밤의 대통령’과 ‘낮의 대통령’이라는 풍문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은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국민은 책임 있는 집권세력을 원한다. 그 책임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대통령이어야 한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자 정치의 원리다. 민주당이 다시 중심을 잡으려면, 그리고 국가가 혼란 없이 나아가려면, 대통령 스스로가 확고한 태양으로 자리해야 한다. 만약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한다면, 결국 세상은 어둠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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