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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CI/사진=KT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KT가 오는 7일 차기 CEO를 최종 선정할 예정으로 있는 가운데 불협화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여당과 KT 경영진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회사 발전이나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 대상자(숏리스트)에 자사 전·현직 임원 4인을 선정하고, 출사표를 던졌던 정·관계 인사들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도달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이날 대표이사 후보 심사 대상자로 사외 인사 가운데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사내 인사 중에서는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과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을 선정했다.
이들은 모두 KT 전·현직 임원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들만의 리그"라며 공개 비판을 가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여당 의원들이 직접 나서 "내부 이익카르텔" "사장 돌려막기" 등 직설적 표현을 쓰고 구현모 현 대표의 업무상 배임 의혹까지 공식 제기하며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도달한 것이다.
대통령실도 KT 차기대표 인선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날 차기 CEO 숏리스트 선정은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 업계 안팎에서 터져 나온 바 있다. KT의 인사들로만 숏리스트를 채울 바엔 굳이 구현모 대표가 사임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4인보다는 능력이 검증된 구현모 대표가 연임을 하는 게 나은 결과였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필자는 어차피 국민연금이 반기를 들어 차기 CEO를 새롭게 선정할 바에는 회장-대표 체제를 부활해 절충하는 방안도 현명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KT로서는 구현모 대표가 제시한 '디지코(DIGICO)'를 차기 대표가 지속성 있게 추진하면서, CEO인 회장은 정부가 가장 유력하게 밀고 있는 인사를 선임함으로써 정부의 의중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게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여기서 디지코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는 의미로 통신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콘텐츠 등으로 다각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디지코 전략을 통해 KT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강력한 발전 가능성을 선보인 바 있다. 소액 주주들은 물론 사내에서도 구현모 대표에 대한 인식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는 오는 29일 또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를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는 만큼, 필자는 KT가 차제에 좋은 거버넌스가 이뤄져서 큰 갈등이나 업무의 중단 없이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런 차원에서 CEO가 전반적인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대신 KT의 별도 경영은 KT의 인사가 담당하는 것도 좋은 방책이 될 수 있다. 사실 KT도 구현모 대표가 2기 수장으로 선임되는 경우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도 있었던 만큼, 새 CEO가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에 차기 CEO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부와 조율된 인사를 선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지적을 내놓고 싶다. 즉 차기 CEO는 출사표를 던졌던 정·관계 인사들 중 한 명을 선정해 전반적인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대신 KT의 별도 경영은 현 구현모 대표나 아니면 이번에 선정한 4인 중의 한 명이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KT의 차기 CEO가 점령군처럼 등장해 전반적으로 조직을 흔들고 새로운 정책 목표를 세우며 시간을 끄는 거버넌스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조직의 안정을 최대한 도모하면서도 차기 CEO가 경륜이 많은 사람으로서 정치적-경제적인 차원에서 소위 인문-사회학적으로 발전적인 그림을 그려줄 사람이 선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제시한다.
이런 방향에서 여전히 필자는 KT의 차기 CEO로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한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윤진식 후보는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청와대 비서관, 정책실장,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치며 산업-경제-정치를 아우르는 경력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고문과 대통령직인수위 경제특별고문을 거치며 현 정권이나 정치권과도 교감이 깊은 것으로 인식된다.
4차 산업혁명의 헤게모니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륜 있는 CEO가 외부적인 동향을 잘 읽고 대처한다면 KT가 더 크게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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