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수 대표, 성균관대 EMBA 세미나 “AI 경제 ‘에이전트’ 기술 도입으로 전환점 맞고 있어”

교육 / 한시은 기자 / 2025-09-27 02:44:19
26일 성균관대 EMBA SM포럼서 ‘AI 경제와 비즈니스 기회’ 강연
컨슈머, B2B, 교육, 커머스 축으로 시장 변화 전망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 인프라 한계와 ‘아이폰 모멘트’ 과제도 지적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투자가 정점에 이르면서 ‘AI 버블론’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4대 빅테크 기업들의 수백억 달러 규모 투자와 기술주 쏠림 현상이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AI 버블이 지속되느냐 붕괴되느냐의 기준은 결국 수익 창출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 산업이 단순히 투자 열기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EMBA가 2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SM포럼 정기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이 연사로 나서 ‘AI 경제와 비즈니스 기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성균관대학교 EMBA SM포럼 정기 세미나에서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소셜밸류

 

강정수 센터장은 AI 데이터 경제 전문가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해 온 인물이다.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과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투자사 메디아이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블루닷AI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이날 강 센터장은 AI 산업을 둘러싼 ‘버블 논란’의 본질을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서 찾았다. 그는 ‘AI는 도대체 어디서 돈을 벌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라며 수익 모델의 부재가 곧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센터장은 최근 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이 투입한 5000억달러 규모의 AI 투자를 두고, “사회적 공헌이 아니라 수익률을 전제로 한 자금”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최소 50%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결국 1조달러 이상의 매출 창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거대한 투자 압박 속에서 AI 경제가 어떤 층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짚었다. 강 센터장은 AI 경제의 구조를 하드웨어·인프라·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재는 칩·데이터센터·전력 등 인프라 영역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메타·구글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층에서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기업보다 그 위에서 달린 자동차를 판 기업이 더 큰 돈을 벌었다. AI 경제도 인프라보다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다만 이와 동시에 AI 산업의 성장 병목은 반도체 공급난이 아닌 전력 공급이라고 지적하며 인프라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인프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애플리케이션 성장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2025~2030년 사이 AI 관련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3.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초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에는 원자력 발전소 수 기에 맞먹는 전력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수력·지열 발전소를 직접 인수하며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 발전·송전 방식으로는 AI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강 센터장은 AI 산업의 경쟁 구도 변화도 짚었다. 지금까지는 더 뛰어난 모델을 내놓는 데 집중한 ‘퍼포먼스 경쟁’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성능 격차가 좁혀지면서 가격이 급격히 낮아지는 ‘프라이스 경쟁’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AI 대중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새로운 수익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아이폰의 앱스토어 출시는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혁신으로 평가된다. 모바일 쇼핑과 뱅킹, 소셜미디어 이용 등 새로운 행동(new behavior)이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아이폰 모멘트’라는 표현까지 낳았다.

강 센터장은 “AI는 아직 이 같은 전환점을 맞이하지 못했다”며, 인간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패턴이 등장해야 비로소 경제적 도약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시장의 세 가지 진화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며 첫 번째 축으로 ‘컨슈머 AI’ 시장을 꼽았다. 레플리카(Replika), 캐릭터.AI(Character.AI)와 같은 ‘AI 컴패니언’ 서비스가 확산하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간이 AI와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시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검색·커머스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구글의 ‘AI 오버뷰’, 네이버의 ‘AI 탭’, 아마존의 ‘루퍼스(Rufus)’가 대표적 사례로, 단순히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답변과 구매 행동까지 연결시키며 소비자 경험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B2B AI’ 서비스로,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에이전트’ 기술 도입이 빠르게 는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신시장’에서는 자율주행·로보틱스·바이오·군사 분야 등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AI 에이전트의 본질은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에 있다고 짚었다. 그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호텔·항공 예약 사이트 같은 인간이 만든 도구에 직접 접속해 소비자가 원하는 목표를 대신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류가 불·바퀴·컴퓨터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온 과정과 유사하다는 비유다. 강 센터장은 앞으로 AI가 더 정교한 인간의 도구를 다루게 되면서, 결국 인간과 AI가 함께 공진화하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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