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랙터·운반로봇 현장 공개…농업 ‘AX 전환’ 가속
기후위기·인력난 해법으로 부상…“이제 농사는 기계가 좌우”
[소셜밸류=대구·창녕(경남) 최연돈 기자] 지난 28일 오전 KTX 서대구역에서 리무진 버스로 40여분 논밭길을 달리자 '2026 대동 테크데이'가 열리는 대동 창녕 캠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50년이 넘은 낡은 외관의 건물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자 리모델링을 거친 현대식 공간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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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은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경남 창녕 캠퍼스와 대구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서 ‘2026 대동 테크데이 AI to the Field’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최연돈 기자 |
'대동 테크데이' 첫 행사의 포문은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이 열었다. 이날 대강당에서 감 부문장은 대동그룹의 인공지능(AI) 농업 전략과 AI 트랙터 고도화 계획을 공개했다. 감 부문장은 단순 농기계 판매를 넘어 ‘농업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트렉터 등을 임대해주는 ‘구독형 AI 농업 서비스’를 구축해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농업이 기계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대동이 방향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
◆ 마늘밭서 본 자율주행 AI 트랙터…"농촌 인력난 해소"
설명회를 마친 후 창녕 캠퍼스에서 다시 버스로 20분 가량 이동하자 주변이 온통 마늘밭으로 둘러싸인 경작지가 펼쳐졌다. 약 800평 남짓한 밭에서는 자율주행 AI 트랙터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120마력과 140마력 트랙터 두 대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밭을 갈고 있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직선으로 주행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눈에 띈 점은 작업자가 트랙터를 탑승하지 않고 자율주행으로 작업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트랙터는 스스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일정한 간격으로 밭을 정리해 나갔다.
AI개발팀 박하범 팀장은 “농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농사를 지속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기반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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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트랙터가 경작지를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과 작업자가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하는 모습/사진=최연돈 기자 |
대동의 AI 트랙터는 레벨4 수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능을 갖췄다. 루프에는 6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비가 오거나 야간에도 24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최소 250평 규모 필지부터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국내는 이미 데이터가 구축돼 있고 해외는 올해부터 데이터 확보를 시작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 성광석씨(59)는 경남 창녕에서 30년 넘게 벼와 양파, 마늘 농사를 지어왔다.
성씨는 “예전에는 기계보다 사람 실력이 중요했는데 지금은 기계가 농사를 좌우하는 것 같다”며 “밭을 똑바로 갈아야 수확량이 늘었는데, 이제는 자율주행 덕분에 초보 농업인도 실력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오차가 생기지만 기계는 자로 잰 듯이 간다”며 “특히 인력난이 심한데 밤에도 작업이 가능해 너무 편하다”고 덧붙였다.
◆ 물·먼지·혹한까지…극한 환경 테스트 거쳐 생존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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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랙터의 살수 테스트, 로더작업, 소음 테스트, 전도각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대동 제공 |
다시 창녕 캠퍼스로 돌아와 AI 품질 테스트 상황을 둘러봤다. AI 트랙터가 출고되기까지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종수 기능개발평가팀장과 함께한 살수 테스트에서는 1분 동안 1톤의 물을 쏟아붓는 상황에서도 장비가 정상 작동했다. 장마철이나 먼지, 안개 환경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어 김재옥 차량시험팀장이 안내한 환경 실험실에서는 혹서와 혹한 조건을 인위적으로 구현해 장비 성능을 검증하고 있었다. 겨울철 유리 성에 제거 속도와 정확도를 테스트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무향실에서는 소음 테스트가 이뤄졌다. 트랙터 내부 탑승 시 소음을 최소화해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전도각 테스트에서는 트랙터가 약 30도까지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버티는 모습이 확인됐다. 산악 지형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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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모빌리티 외관/ 사진=최연돈 기자 |
◆ 현장서 본 자율주행 로봇…발목 높이 풀밭도 '쓱삭'
이튿날인 29일에는 대구시 달성군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서 농업용 로봇 기술 시연 행사를 가졌다. 전날 자율주행 AI 트랙터에 이어 농업 자동화가 로봇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야외 시연장에서는 복합 자율주행 운반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상황이 공개됐다. 로봇이 건물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작업자 앞으로 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이어 진행된 예초 로봇 시연에서는 발목 높이의 풀밭에서 로봇이 쉼 없이 예초 작업과 살수 작업이 이어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현장 작업자는 휴대폰이나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고, 로봇은 빠짐 없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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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 자율주행 운반로봇이 운반, 예초,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최연돈 기자 |
◆ 로봇으로 확장된 농업…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이날 브리핑에서는 농업용 운반로봇의 시장 전망과 사업 로드맵이 공개됐다.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농업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위협 등 글로벌 이슈와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필연적 혁신이 요구되는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제조 경험 확산과 로봇 기술, 정부 정책이 결합되면서 농업 AX(AI 확장)가 가속화되고 있고, 지금이 AI 농업 로봇 도입의 적정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동로보틱스는 전세계 농업 모빌리티 및 로봇 시장이 2030년까지 1239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동과 관련성이 있는 시장 규모만 267조6000억원로 연평균 20.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범 2년차를 맞은 대동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현재까지 230대가 판매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농업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강 대표는 “대동로보틱스는 사업 2년차로 지난해 약 25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테크 기반 기업으로 매출과 밸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농업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 등 하이테크 농업 로봇과의 번들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비농업 분야에서는 제조·물류 등 B2B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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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로보틱스 강성철 대표가 농업로봇 기술 현황 및 개발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연돈 기자 |
◆ 글로벌 농기계 업체도 자율주행·로봇 확대
글로벌 농기계 업체들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존 디어, CNH인더스트리얼, AGCO, 일본 구보다 등 주요 업체들은 이미 자율주행 트랙터와 정밀농업 플랫폼을 상용화하거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센서·GPS 기반 자율작업 기술을 중심으로 기존 농기계에 자율주행 기능을 결합하거나, 완전 무인 트랙터와 로봇 장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대동을 포함해 일부 기업이 자율주행 AI 트랙터와 농업 로봇 개발을 병행하며 상용화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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