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나의 감정일 뿐인 우울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

정치 / 오도현 / 2020-05-29 21:31:11
[우린 아직 열일곱] 저자 강승아

책 소개



<우린 아직 열일곱>은 강승아 작가의 에세이다.


작가는 중학교 3학년에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앓게 되었고, 2019년도에 고등학교 입학 후 '공황장애'라는 질병도 가지게 되어 넉 달 만에 자퇴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자퇴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뿐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여행, 글쓰기, 요가, 다양한 분야의 공부 등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노을빛처럼 따듯하게 살고 있다.


책은, 작가가 자신의 수많은 감정 중 하나인 우울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과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외롭고 우울한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고 전하고 싶은 바입니다."


강승아 작가의 에세이 <우린 아직 열일곱>은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지금의 삶이 힘든 이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이후북스
출처: 이후북스


저자 소개



저자: 강승아





목차



총 74페이지





본문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흥겹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밝다. 오늘의 날씨는 착하다. 날씨가 좋으면 눈물이 나곤 한다. 마음은 곧 비가 올 것처럼 우중충한데 세상은 왜 이리도 밝은지 비가 오면 위로라도 될 텐테···. 결국 눈물이 난다. 내 존재는 비참해지고 또다시 살아갈 의욕을 잃는다.


- '왜 이리 밝은 거야' 중에서 -




나는 창밖으로 붉게 물든 단풍을 멍하니 바라본다.


"선생님, 제가 일 년 뒤에 이 붉게 물든 나무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정신과 선생님께 여쭸다. 선생님은 말씀이 없으셨다. 선생님의 덤덤한 표정에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는 가을바람에 단풍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의 말에 진료실의 분위기는 꽤 냉랭해졌다.


- '죽음' 중에서 -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정적이 흐른다. 눈가엔 눈물방울이 손끝엔 핏방울이. 길은 어디 있을까. 어디선가 오르골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에겐 작은 기적이다. 나에겐 잠시다. 눈물이 흐른다. 아주 고독하게. 뛰고 있다. 열심히 달리다 멈추니 또 눈물이 흐른다.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저기 멀리 선 먹구름이 몰려온다. 어느새 온몸이 축축해진다. 미소를 머금는다. 먹구름이 지나간다. 온몸이 파르르 떨린다. 추적추적 소리 내며 쫓아간다. 나를 위한 출구는 어디 있을까. 너에게 가는 길이 어렵다. 또다시 운다. 또다시 피들이 흐른다. 돌아가기엔 어렵다. 그렇게 너의 시작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먹구름이 다시 몰려온다. 오르골 소리에 빠져든다.


그렇게 가라앉는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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