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면서 통통 튀는 24편의 글

정치 / 오도현 / 2019-10-11 23:05:51
<쎗쎗쎗, 서로의 데드라인이 되어> 저자 배서운, 구슬, 도티끌



책 소개


[쎗쎗쎗, 서로의 데드라인이 되어]는 누가 쓰라고 시킨 적 없지만, 서로가 서로의 데드라인이 되어 쓰고 나눈 세 사람의 글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배서운, 구슬, 도티끌 세 사람은 한 서점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워크숍에서 만나 '쎗쎗쎗'이라는 글쓰기 모임을 결성해 목요일마다 글을 제출하고 서로의 글에 대한 감상을 나눠왔다. 가족, 친구,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던 글을 나누면서 자신의 글에 자신감이 없어질 때마다 칭찬 세례로 서로를 북돋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글이 쌓였고, 그 글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쌓였다.


[쎗쎗쎗, 서로의 데드라인이 되어]의 담백하면서도 개성 있는 24편의 글들은 독자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선사할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쎗쎗쎗


배서운, 구슬, 도티끌로 구성된 글쓰기 모임으로, 세 살씩 터울이 나는 세 명이 만나 쎄쎄쎄하듯 즐겁게 글을 쓰자는 의도의 작명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정해진 주제로 글을 써 제출하고 감상을 나누고 있다.


배서운


어머니의 성씨와 아버지의 호를 따서 지었다. 이름이 슬프게 들릴 수 있으나 그 뜻은 밝다. 상서로울 서에 구름 운자를 쓴다.


구슬



언젠가 필명을 쓴다면 구슬로 하고 싶었다. 태명이 슬이었다. 엄마가 "슬아~"라고 다정하게 불러주는 게 좋았다. 보고 듣고 쓰는 걸 좋아한다. 구슬처럼 동그랗지만 단단한 글을 꾸준히, 잘 쓰고 싶다.


도티끌


하루하루 작은 것들을 꾸준히 쌓아가자는 뜻으로 지은 '티끌'이란 이름. 원대한 꿈이라고 없을 쏘냐만 원대함을 쪼개면 결국은 티끌이니까. 티끌을 더하고 더하면 조금은 원대해지지 않을까. 그저, 계속.


목차


들어가는 글 10


배서운


어릴 때 나는 14 / 여드름, 물기 어린 아침, 팔꿈치 그리고 빨래의 음악 18 / 블랙 콧물 24 / 청소 30 /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토마스 제퍼슨 34 / 엘리베이터 거울 속의 나와 내 머릿속의 호랑이 또는 하이에나 42 / 계암 선생께 48 / Save the Date 56


구슬


회사와 퇴사 62 / 점점 나아질 2018년을 기대하며 66 / 산책 70 / 나를 사랑할 때 74 / 어느 청음회에서 78 /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84 / 그 이후, 블로그와 SNS 기록들 90 / 정세랑 [웨딩드레스 44]를 읽으며 생각한 나의 결혼 98


도티끌


일탈의 기억 104 / 산책자의 시선 110 / 어지르고 치우고 116 / 내가 본 바다 120 / 혼자력 126 / 프로딸꾹러 132 / 도무지 괜찮아지지 않는 것 138 / 꽃을 먹고 자랐다 144


쎗쎗쎗 안물안궁 인터뷰 148


본문


계암 선생께서 태극太極과 무극無極에 대한 송대宋代사상과 신유교, 즉 성리학의 탄생에 대한 강의까지 마친 뒤 저녁 식사를 하자고 모두 공부방 밖으로 부르셨다. 선생님까지 총 아홉 명이 저녁상에 둘러앉았다.


"그래, 처한테 밥은 얻어묵고 다니나."


남자 여덟, 여자는 나 하나. 여기는 동승동 1-100번지 계암서당이다.


젊은 유뷰남 서넛이 시선을 내린 채 미소 지으며 들릴 듯 말듯 "예" 한다.


"장가들어 밥도 못 얻어묵고 다님 안 되는 기지."



늘 식사 전 와인을 한 잔씩 따라주신다.


"맏형 가람이는 장가갔다. 내 결혼식에 갔었다."


쪼로록 가람이에게 한 잔.


"나준이도 장가들었다. 나준아, 색시 이제 밥 곧잘 하나?"


배시시 웃으며 '아니오'라고 답하는 나준이도 한 잔.


"여기 다동이는 새신랑이다."


다동이 잔도 채우신다.


"라현이 좋다고 쫓아다니는 아가씨가 있는데 맘에 안 드는 갑다. 안즉도 몬 갔다."


못 갔지만 라현이도 한 잔.


"마윤이도 총각이고."


마윤이도 앉아 있다가 엉덩이를 들고 공손히 잔을 받는다.


이렇게 차례대로 결혼 현황을 묻고 따지는 사이 모두의 잔이 채워졌다.


"올해도 장가 못 들면 내삐리고 인자 이 와도 밥도 안 주는 기지."


- 계암 선생께, 48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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