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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조감도/사진=롯데건설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롯데그룹이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추진해온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철수한다. 2017년 착수한 이래 인허가 지연과 비용 급증이 겹치면서 1조원대 초대형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롯데프라퍼티스호치민은 지난 20일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장기간 인허가 지연과 법·제도 변화로 사업비와 토지 사용료가 폭증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며 사업 중단과 토지 반환을 공식 통보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롯데는 2017년 호찌민시와 계약을 체결하고 2,200억 원을 선투자했다. 총사업비 약 9억 달러(1조2천억 원)를 투입해 코엑스의 1.5배 규모(연면적 68만㎡)의 스마트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부지는 투티엠 지구 5만㎡로,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중앙정부의 프로젝트 감사, 코로나19로 인한 행정 중단, 잦은 법령 개정 등으로 인허가 절차가 8년간 지체됐다. 통상 1년 내 마무리되는 토지 사용료 결정은 지난 7월에서야 확정됐다. 이 사이 사업비는 3조5천억 원 수준으로 불어났고, 토지 사용료도 1천억 원대에서 1조 원으로 10배 치솟았다.
롯데는 호찌민시에 ▲토지 사용료 추가 부담 해소 ▲외부 투자자 유치 허용 ▲계열사 간 지분 조정 ▲납부 시기 조정 등을 요청했으나, 시 당국은 “2017년 계약 조건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롯데는 투자 철회를 최종 결정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22년 9월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베트남 최고의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인허가 지연과 비용 폭증에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베트남 정부의 해외투자 유치 전략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호찌민시 도시 경쟁력 제고와 세계적 스마트시티 모델 제시를 목표로 했지만, 불확실한 행정과 정책 변화가 투자 철회를 불렀다”며 “베트남 투자 환경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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