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외면 이어 구조적 위기 징후…경쟁력 없는 자본조달 ‘단기 연명’
▲CJ CGV로고/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CJ CGV가 또다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셨다. 금리 상단에도 불구하고 400억 원 모집에 단 100억 원만이 배정되며 75%가 미매각됐다. 지난해 3월 1,200억 원 규모 공모에서 960억 원이 미매각됐던 상황이 다시 재현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채권 미매각을 넘어, CJ CGV에 대한 자본시장의 구조적 신뢰 붕괴로 보고 있다. 더불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 이슈까지 겹치며 1위 사업자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근본적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 수요예측 0.25:1…영구채 연속 미매각
CJ CGV는 이번 4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수요예측에서 0.25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금리 밴드(5.80~6.10%) 최상단인 6.10%에도 불구하고 단 100억 원의 주문에 그쳤다.
작년 3월 영구채 미매각 당시와 비교하면 금리 수준은 높았지만, 투자 심리는 오히려 더 악화된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영구채는 사실상 ‘영원한 채무’에 가까운데, CJ CGV는 기본적인 수익 기반도 불안한 상황에서 고금리만으로 수요를 끌어오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원인, 자본 불신 + 사업 경쟁력 붕괴
금융권에서는 CJ CGV가 자본시장으로부터 실질적으로 ‘퇴출’당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콜옵션 미이행 이슈가 자본성 증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비금융사인 CJ CGV는 콜옵션 행사에 대한 결정권이 자율적임에도 시장의 불신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적과 사업 경쟁력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더디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와 극장 외 수익 다변화 전략은 사실상 실패한 상태다.
◇롯데+메가박스 합병 충격…업계 1위 CJ CGV ‘흔들’
최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통합을 발표하면서, CJ CGV의 시장 내 입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합병 후 두 회사의 통합 스크린 수는 CJ CGV와 대등하거나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공급망·광고·IT플랫폼 등의 시너지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재편될 수 있다.
CJ CGV는 ‘지배적 지위’에 기반한 과점 수익 모델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 그 전제가 무너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재무지표 부담…‘팝콘 이익’ 탈피 못한 구조
CJ CGV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00%를 상회하며, 신용등급은 ‘BBB-’로 투기등급 바로 위다. 이번 미매각으로 인해 추가 차입이나 영구채 재도전도 쉽지 않게 됐으며, 기존 차입금 상환과
투자 확대 모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영화 관람료와 매점 이익률 등 수익성은 회복 중이나, 단건 수익 구조에 의존하는 모델은 여전히 리스크다. OTT 및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의 확장 역시 지지부진하다.
업계관게자는 ‘CJ CGV는 투자자 신뢰를 잃었다’ 며 ‘사업 경쟁력도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반복되는 영구채 실패는 사업 모델이 자금시장에서 평가절하됐다는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롯데·메가박스 합병 이후 시장 내 입지 변화는 더욱 직접적인 압박이 될 전망이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다시 신뢰를 회복하려면, 단기 수혈이 아닌 구조 혁신과 사업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도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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