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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제공.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 부쳐진 대형마트 의무 휴무 폐지 가능성에 중소 상인, 노동계 반발이 거세다. 골목 상권, 휴식권 침해가 이유다.
온오프 유통업계 배송전이 격화하면서 대형마트 배송 확대와 맞물려 노동계는 휴무권 확대를 요구해왔다. 특히 배송전을 촉발해온 이커머스 플랫폼과 퀵커머스를 확대시킨 배달 플랫폼도 코로나발 비대면 쇼핑 확대로 골목 상권 중소 상인과의 마찰을 가시화한 상태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익일 새벽배송, 당일배송을 넘어 이제 즉시배송 경쟁을 가시화하고 있다. 15분~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배달 플랫폼 '퀵커머스' 배달 형태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슈퍼(1시간 배로배송, 재작년 말~)와 이마트 에브리데이(스피드 e장보기, 시범 운영 3월~),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작년 초~) 등 유통 대기업이 기업형 슈퍼마켓(SSM) 위주로 강화해온 퀵커머스를 대형마트가 직접 도입에 나선 것이다.
올 4월 이마트는 서울 강남권과 서초구 일부 지역 대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강남 논현동 이마트 소유 5층 건물에 도심형 소형물류센터(MFC)에서 강점인 신선식품(과일·채소·샐러드 ·축산·계란·회수산 등)은 물론이고 생수·음료·화장지·과자, 스타벅스 커피까지 3000여개 품목을 배달한다.
퀵커머스 국내 시장은 2025년경 5조원대를 바라본다. 기존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물론이고 시장 성장세에 GS리테일·BGF리테일 등 편의점과 SPC그룹, 올리브영 등 사업자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는 우아한형제들 배민 'B마트'가 선두로 쿠팡 '쿠팡이츠 마트'(작년 7월~)와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는 기존 규제에 더해 온라인 기반의 배송(새벽배송)과 즉시배송 등으로 배송 경쟁에 힘을 실으면서 노동계, 중소 상권과의 마찰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실제 마트노조는 온라인배송지회를 설립하고 마트 근로자들은 온라인 배송 근로 환경 개선 등에 사회적인 합의, 해결책을 요구해오고 있다.
또 이들 퀵커머스 플랫폼은 중소상인 골목 상권과 마찰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중소 자영업자들은 그해 쿠팡이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프라인 골목 상권 침해를 본격화했다고 보고 중소기업적합업종을 통해 확장을 막겠다고 나섰다.
쿠팡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계기로 전국 중소 마트와 편의점, 소상공인들은 쿠팡 대책위를 꾸리고 쿠팡이 상징하는 유통 플랫폼 규제 확대를 요구해온 것이다.
중소 상인들은 "쿠팡은 주문을 온라인으로 할 뿐 배송 거점 중심으로 거점화한 오프라인 대형 마트 매장과 다를 바 없다"며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내온 것이다.
기존 골목 상권 동네 슈퍼마켓 경우 통상 일정 금액 구입하면 2시간 내외 걸려 직접 배달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지난 달 21~31일 국민제안 10개 안건 중 하나로 마트 의무 휴업 폐지안을 온라인 국민 투표에 부쳤다. 상위 3건은 국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지난 14일 국회 규탄부터 29일 대통령 집무실 앞 항의까지 마트노조 등 노동계와 중소 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 상인들과 마트 근로자들은 대형마트·SSM에 더해 오프라인 백화점, 온플법이 유야무야된 상황에서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트노조는 "사회적 합의와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고 어설픈 인기 투표로 마트 노동자 휴일을 마음대로 없애려 하고 있다"며 휴무일 수도 기존 2일에서 4일로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마트노조는 "2012년 이전 유통산업발전법 대형마트 의무 휴업 조항이 신설되기 전 마트 근로자들의 삶은 끊임없이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해야 했다"며 "휴식시간이 따로 없었다"고 했다. 이어 "수많은 유통 근로자들은 근골격계 질환과 하지정맥류에 시달렸고 상당수가 여성인데 자궁 질환과 방광염까지 앓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주말도 명절도, 아예 휴일이란 게 없었다는 것"이라며 "정기 휴일은 오랜 시간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높여 싸워 얻었다. 한 달 두 번 휴무는 작고 소박한 행복이다. 뺏지 말라"고 했다.
한편 지난 31일까지 국민제안 중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에 국민 57만7415개 좋아요를 누르며 힘을 실었다. 10개 제안 중 많은 표를 얻은 3개안은 국정에 반영할 예정이어서 규제 폐지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였지만 이날 대통령실이 국민제안이 어뷰징으로 방해를 받았다고 밝힌 상태여서 사실상 마트 의무 휴무 폐지는 무산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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