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출시 안 했어도 영업비밀 침해 인정, 넥슨vs 아이언메이스 법정 공방 '이정표'

라이프 / 소민영 기자 / 2025-02-18 16:30:54
게임 IP 보호 전쟁 본격화…지적재산권 기준 확립 필요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사진=스팀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법적 공방이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은 넥슨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아이언메이스가 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는 침해한 것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13일 진행된 1심 소송에서 법원은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앤다커(Dark and Darker)’가 넥슨의 ‘P3’의 저작권을 직접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영업비밀 보호와 관련해서는 침해가 인정된다며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에게 85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넥슨은 자사의 미공개 프로젝트였던 P3의 핵심 기획과 개발 자산이 불법적으로 유출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가 개발되었다고 주장하며, 법원이 영업비밀 보호에 대해 침해를 인정한 것뿐만 아니라 기획 내용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1심 판결을 계기로 IP(지적재산권)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IP가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저작권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IP 도용 및 유사한 형태로 재개발하는 사례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만, 법원이 1심 판결에서 넥슨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손을 들어주지 않은 점은 P3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아직 출시하지 않은 게임에 대해 저작물로 인정하고 보호하기는 어렵다고 해석된다. 또한 P3에 익스트랙션 게임에 필수적인 탈출·게임 바깥에서의 육성 요소가 없고, 다크앤다커의 특징인 선술집 배경의 대기실이나 '부활의 제단' 시스템 등도 제대로 구현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P3를 성과물로 인정하고, 아이언메이스가 영업비밀 보호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배상금 8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넥슨은 P3 프로젝트를 최종 출시하지 않아 저작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게임업계에서 성과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넥슨은 “판결문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며 후속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재심 청구를 포함한 강경한 대응을 시사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소송 과정에서 넥슨을 상대로 영업방해 금지 및 예방 청구라는 '맞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위법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넥슨의 P3와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법적 분쟁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게임 개발의 윤리적 기준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중요한 판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던 피고 최 모씨가 소스 코드와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빼돌린 자료를 기반으로 아이언메이스를 세운 뒤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지난 2021년부터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