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캐릭터 IP로 브랜드 경쟁력 키운다

유통·생활경제 / 한시은 기자 / 2025-12-22 16:30:40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 75.8%, 구매 영향 65.2%
판촉 넘어 감성·메시지까지 겨냥한 IP 전략
스토리텔링으로 팬덤과 체류 시간 동시에 잡는다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자체 캐릭터를 앞세운 IP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제품 중심의 판촉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과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와 정서적 접점을 넓히고, 일상 속 경험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2025년 16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캐릭터 IP 활용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75.8%, 상품 구입 시 캐릭터 포함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은 65.2%로 나타났다. 

 

▲ 오뚜기의 ‘옐로우즈(Yellows)’와 롯데칠성음료의 ‘새로구미’/사진=각사 제공

 

이에 맞춰 식품업계에서는 캐릭터를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편의점 CU의 캐릭터 IP 협업 상품 수가 2021년 50여 종에서 2024년 310여 종으로 확대됐다.

우선 오뚜기는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Yellows)’를 선보이며 브랜드 IP 확장에 나섰다. 옐로우즈는 행복한 미식가 ‘뚜기(ttogi)’, 길잡이 강아지 ‘마요(mayo)’, 대식가 병아리 ‘챠비(chabi)’ 등으로 구성됐다.

이 캐릭터는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는 세계관을 공유한다. 뛰어난 미각을 지닌 뚜기를 중심으로 비숑프리제 반려견 마요, 병아리 챠비가 함께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 나서는 설정이다. 캐릭터 이름 역시 오뚜기 대표 제품인 ‘마요네스’와 ‘케챂’ 등에서 착안해 브랜드 연관성을 강화했다.

오뚜기의 굿즈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뚜기는 2022년 3월 첫 브랜드 굿즈 ‘오뚜기 팔레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노란색·빨간색·파란색 등 오뚜기 고유 색상과 CI, 심볼, 전용 서체를 적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고, 반팔 티셔츠·마켓백·키링·머그컵·트레이 등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제품군으로 구성했다.

최근에는 핸드메이드 커머스 플랫폼인 아이디어스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IP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네 번째로 진행한 협업에서는 대표 라면 5종(진라면·열라면·참깨라면·짜슐랭·컵누들)을 주제로 총 19종의 굿즈를 출시했다.

음료 업계에서도 캐릭터 굿즈를 활용한 체험형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캐릭터 ‘새로구미’를 앞세운 가챠 콘셉트 팝업스토어를 서울 주요 상권 3곳에서 운영하며 50여 종의 새로구미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가챠샵 3곳의 일평균 방문객은 400~500명 정도다.

새로구미는 전통 설화 속 구미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다. 사람의 간을 탐하던 구미호가 ‘처음처럼 새로’와 함께 간담췌전문의 ‘새로구미’로 다시 태어났다는 설정이다. 전래동화를 연상시키는 토속적인 이미지에 판소리 내레이션을 더하고, 회차별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캐릭터 새로구미를 주인공으로 한 광고 역시 젊은 세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광고 시리즈는 시즌7까지 이어졌고, 최근 공개한 7번째 이야기는 조회수 1771만을 기록했다. 캐릭터 IP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소비자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랜드이츠의 애슐리는 3대 모녀의 이야기를 브랜드 세계관에 녹여냈다. 딸 ‘애슐리’를 중심으로 엄마 에블린, 할머니 캐서린이 애슐리가 지향하는 ‘아메리칸 헤리티지’를 보여준다.

최근 애슐리가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애슐리’에서 선보인 시그니처 디저트 10종은 세계관 속 주인공 애슐리가 직접 구상한 메뉴라는 설정으로, 훗날 브런치와 디저트로 사랑받는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호텔리어 애슐리’의 꿈이 더해졌다는 이야기로 풀어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할 때 제품의 맛과 디자인, 가격뿐 아니라 제품이 소구하는 감성과 메시지까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캐릭터 마케팅은 영업, 유통망 등 다양한 요소와 어우러져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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