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도 저가 라인 강화
프리미엄·세컨드 브랜드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 가속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K-뷰티 업계가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 다이소발 초저가 화장품 열풍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K-뷰티 대표 기업에 이어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까지 가세하며 본격적인 가격 경쟁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전개하는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가 초저가 스킨케어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며 ‘가성비’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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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과 무신사, 아모레퍼시픽이 초저가 화장품을 선보이며 뷰티 시장을 공략한다./사진=각사 |
무신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스킨케어 라인은 클렌징폼·크림·토너·세럼 등 총 8종의 기초 제품으로, 판매가는 3900원에서 5900원 수준이다. ▲퍼펙트 클리어 클렌징 폼(3900원) ▲히알루론산 밸런싱 토너(4900원) ▲트리플 시카 카밍 세럼(5900원) 등 전 제품이 5000원대 이하로 책정됐다.
특히 이달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 품목 1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최대 할인 금액 2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인 초저가 제품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뷰티업계가 이처럼 ‘초저가’ 전략을 강화하는 데는 다이소의 성공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이소는 고물가 상황 속 3000~5000원대 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워 뷰티 카테고리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다이소의 뷰티 부문 매출은 2023년 85%, 2024년 144%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10% 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입점 브랜드와 제품 수도 급격히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다이소 입점 뷰티 브랜드는 100여 개로, 지난해 말(60개)보다 66% 늘었고, 제품 수 역시 500여 종에서 800여 종으로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미모 바이 마몽드·프렙바이비레디)과 LG생활건강(바이 오디-티디), 애경산업(투에딧·포인트) 등이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싸지만 품질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입소문을 타며 ‘가성비 화장품’ 이미지를 굳혔다.
이 같은 흐름에는 K-뷰티 대표 기업들도 동참했다. LG생활건강은 이마트와 협업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운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내놨고, 아모레퍼시픽은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선보이며 생활밀착형 채널을 적극 공략했다.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LG생활건강의 클린뷰티 브랜드 ‘비욘드(BEYOND)’를 기반으로 한 이마트 전용 라인으로, 고효능 성분과 495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첫 출시 당시 8개 제품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총 18개 품목으로 확대됐고, 이마트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판매 1위로 자리매김했다. 누적 판매량은 10만개를 넘어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가 지난 4월 첫 출시된 이후 저가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었다”며 “다른 협업 브랜드도 있지만, 전체 품목 가운데 약 5분의 2가 해당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라인업별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도 규모가 커 초저가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케어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다이소에 입점해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성격을 지닌 이 라인은 3000~5000원대 가격에 15종 이상의 제품을 갖췄다.
이와 함께 에뛰드의 ‘플레이101’, 남성 화장품 브랜드 비레디의 ‘프렙 바이 비레디’ 등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다이소 저가 라인을 통해 세컨드 브랜드를 처음 경험한 소비자가 이후 원 브랜드 제품으로 이동하는 ‘체험형 경로’로도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다이소 채널은 가격 메리트가 커서 10·20대 고객층이 많이 찾는다. 이들이 ‘미모 바이 마몽드’를 통해 브랜드를 처음 접한 뒤, 나이가 들면서 더 다양한 성분을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몽드의 다른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이 유지되는 것은 패키징과 처방을 달리하고, 다이소 전용 포장재를 적용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였다. 다이소 채널에 집중되다 보니 여러 물류비용 측면에서 다른 유통망과는 차이가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전략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K-뷰티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본다.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장기화되는 만큼,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라인과 더불어 ‘실속형 세컨드 브랜드’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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