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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전경/사진=넥슨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운영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116억 원대 과징금의 적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의 선고가 또다시 연기됐다. 확률 공개 의무가 명문화되기 전 발생한 행위도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행위로 제재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넥슨이 선고 직전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하면서 법원의 판단도 다시 미뤄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3부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넥슨코리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 선고기일을 오는 9월 2일로 변경했다. 넥슨 측은 선고를 일주일 앞둔 지난 15일까지 준비서면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연기 사유를 별도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가 제출된 주장과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결론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 1월 28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변론을 재개하고 양측에 추가 주장을 요구했다. 이후 4월 29일 넥슨과 공정위의 프레젠테이션 방식 최종 변론을 진행한 뒤 7월 22일을 다시 선고기일로 잡았지만, 이날 선고도 9월 2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2024년 1월 제재를 발표한 지 2년 반이 넘도록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게 됐다.
이번 소송은 공정위가 2024년 1월 넥슨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건에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넥슨은 같은 해 2월 공정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 처분 취소소송은 서울고법이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처음 판단하고, 이후 대법원 상고가 가능한 구조다.
문제가 된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장비에 부여된 잠재능력을 다시 설정하거나 장비 등급을 높이는 데 사용하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다. 넥슨은 2010년 5월 큐브를 도입했으며, 레드큐브와 블랙큐브 등을 개당 1200원과 2200원에 판매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넥슨은 큐브 도입 당시 잠재능력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지만, 같은 해 9월부터 이용자가 선호하는 옵션의 출현 확률을 낮추도록 구조를 변경했다. 2011년 8월부터는 이른바 ‘보보보’ 등 특정 인기 옵션이 중복으로 나오는 조합의 출현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면서도 이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을 조정한 뒤에도 큐브 기능에 변경이 없다는 취지로 공지해 소비자가 실제 상품 구조를 오인하도록 했다고 봤다. 2013년 출시한 블랙큐브의 최상위 등급 상승 확률도 당초 1.8%에서 2016년 1월까지 1%로 단계적으로 낮추고도 변경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메이플스토리뿐 아니라 ‘버블파이터’의 확률형 이벤트와 관련한 행위도 처분에 포함됐다.
넥슨이 소송에 나선 이유는 행위 당시 적용할 수 있는 법적 의무와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방식에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큐브가 새로운 아이템을 무작위로 뽑는 캡슐형 상품이 아니라 기존 장비의 성능을 변경하는 강화형 아이템이며, 문제의 확률 변경 당시에는 강화형 확률형 아이템의 개별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률이나 자율규제 기준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 표시를 의무화한 개정 게임산업법은 사건 발생 이후인 2024년 3월 시행됐다. 넥슨은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의 미고지를 기만행위로 처벌한 것은 사실상 새 제도를 과거 행위에 소급 적용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도 공정위가 문제가 된 행위와 직접 관련된 매출보다 넓은 범위의 큐브 매출을 관련 매출로 잡아 처분액이 과도하게 계산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정위는 이 사건이 게임산업법상 확률 공개 의무 위반을 제재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반복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확률정보를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감추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면, 별도의 확률 공개 규정이 없던 때에도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인 소비자 유인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큐브는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반복 구매하는 구조여서 옵션별 출현 가능성과 확률 변경 여부가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넥슨은 행정소송과 별도로 이용자 보상 절차는 수용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2024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보상하도록 권고하자 넥슨은 조정 신청자뿐 아니라 같은 기간 큐브를 사용한 전체 이용자로 대상을 확대했다. 보상 대상은 약 80만 명, 규모는 약 219억 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넥슨은 이용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보상과 공정위 행정처분의 법적 타당성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법원이 공정위 처분을 인정하면 명문의 확률 공개 규정이 없던 시기에도 소비자 선택에 중대한 정보를 숨긴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으로 제재할 수 있다는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 반대로 넥슨이 승소하면 과거 확률형 아이템 운영을 기만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범위와 과징금 관련 매출의 산정 기준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두 차례 예정됐던 선고가 모두 미뤄지면서 게임업계의 관심은 9월 2일로 옮겨가게 됐다. 법원은 넥슨의 확률 변경 미고지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하는지와 함께 116억 4200만원 의 과징금 산정이 적법했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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