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아람 도예가, 비채아트뮤지엄서 특별초대전… ‘유연한 조각들의 합’ 선보여

전시·박람 / 최성호 기자 / 2025-06-11 14:39:39
서울 서초구 방배동서 12일~7월 4일…40여 점 도자 조형물 전시
▲쌓은 조각보 구체_002 stacked patchwork ball_002|도자기(백자)|9x9x22.5cm|2025/사진=비채아뮤지엄/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도예 작가 황아람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언어로 빚은 도자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초대전이 열린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비채아트뮤지엄은 오는 12일부터 7월 4일까지 황아람 작가의 특별전 ‘유연한 조각들의 합’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틈새의 그릇’, ‘조각보 그릇’, ‘mimic bag 시리즈’, ‘조각보 고리’ 등 정형과 비정형을 넘나드는 4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황아람 작가는 도자기용 점토를 이용해 바구니처럼 엮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조형미를 구현해왔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그릇의 기능을 넘어 조형적 미학과 삶의 기억을 담아내는 ‘입체 회화’에 가깝다. 특히 작업의 영감은 외증조모가 생전에 사용하던 뚜껑 있는 대나무 바구니에서 비롯됐다.

황 작가는 “미대 졸업 후 외가에 갔을 때 외증조할머니의 바구니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며 “소박함을 사랑하셨던 그분의 마음을 도자기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 과정은 정교함의 연속이다. 먼저 모델 형태를 만들고, 표면에 조각보처럼 그리드를 그린 뒤 점토를 길고 가늘게 만들어 바구니를 엮듯 붙여나간다. 이후 850도에서 초벌 소성한 뒤 유약을 입히고, 1,230~1,250도 고온에서 재벌 소성해 완성된다.
 

▲조각보 고리_002 patchwork ring_002|도자기(백자)|9.5x8.5x5.5cm|2025/사진=비채아트뮤지엄 제공/최성호기자

 

대표작 ‘틈새 그릇’은 조각처럼 분할된 점토 조각들을 하나로 합쳐 만든 합(盒) 형태로, 본체와 뚜껑이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기능적 ‘그릇’의 의미를 넘어서는 상징성과 형식미를 지닌다.

황 작가는 “흙은 그 자체로 생명이며, 삶의 상징”이라며 “언젠가는 내가 사는 마을의 흙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자기의 단단하고 완벽한 밀폐성을 벗어난 ‘틈새 그릇’은 역설적으로 ‘비움의 공간’, ‘유연한 시선’을 제안한다. 황 작가는 이 틈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감정과 해석의 여지를 관람자에게 열어두고 있다.
 

▲mimic bag series|도자기|2024/사진=비채아트뮤지엄 제공/최성호기자

 

황아람 작가는 서울여자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21년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일본 교토 도자기 회관에서 개인전 ‘도자기 바구니’를 개최하는 등 한국과 일본에서 다수의 전시 경력을 쌓았다.

이번 초대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전 예약제를 통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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