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이지스운용, 부산 신항 양곡부두에 1,350억 펀드 투자

금융·증권 / 최성호 기자 / 2025-07-02 13:41:08
"수익 넘어 식량안보까지"…국가 기간시설 투자에 ESG 물결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민간투자사업 조감도/사진=이지스자산운용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부산항 신항에 들어서는 신규 양곡부두 사업에 1,350억원 규모의 대출 펀드를 조성했다.

 

민간 자본이 국가 기반시설 건설에 적극 투입되는 사례로, 향후 식량안보 강화, 노후 항만 대체, ESG 금융 확산의 의미까지 더해져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는 부산 강서구 성북동 해상에 5만t급 선박이 접안 가능한 양곡부두를 신설하는 사업에 투입된다. 사업 방식은 BTO(Build-Transfer-Operate)로, 민간이 건설한 후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일정 기간(약 27년) 운영권을 갖는 구조다.


이 신규 부두는 2028년 준공 예정이며, 수심 14.5m로 대형 곡물 선박도 안정적으로 접안할 수 있다. 이는 현재 노후화된 부산 북항 양곡시설을 대체하는 성격으로, 국내 곡물 수입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투자자가 ‘국가시설’을 짓는다…공공+민간 융합의 신호탄
 

이지스자산운용이 이번 프로젝트에 설정한 대출펀드는 총 1,350억 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성격을 가진다. 운용기간은 무려 27년에 달하며, 기존 단기 부동산 중심의 자산운용 관행과는 결이 다르다.

운용사 측은 “단순 수익 창출을 넘어 국가 기간시설 확충과 식량안보 기여라는 공공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중심의 운용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사회기여형 금융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식량 위기·공급망 변화 속 ‘곡물 인프라’ 재조명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와 곡물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투자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인프라 확충이라는 함의를 갖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곡물 해상 수송 리스크가 높아졌고, 기후위기와 이상기후로 식량 자립도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수출국의 보호무역이 심화되면서 항만 기반의 전략적 곡물 수입·비축시설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부산 신항은 기존 북항 대비 접안능력, 물류연결성, 저비용 고효율성 측면에서 월등해, 향후 한국의 곡물 수입허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 “민자 인프라의 새로운 모델”
 

이번 사업은 민자(BTO) 인프라 투자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부상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재정 부담 없이 국가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으며, 민간 운용사는 장기 안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구조다.

금융권에선 이를 계기로 국가 인프라 분야로의 민간자본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교통·에너지·항만·환경 인프라에 대해 ESG 금융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공공·민간 융합형 구조가 신사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돈이 아니라, 곡물을 옮길 항만이 필요한 시대”
 

이번 부산 신항 양곡부두 투자 사례는 단순한 금융 투자를 넘어, 국가 전략 인프라에 대한 민간의 기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펀드가 아니라, 국민의 식탁을 지키는 항만을 짓기 위한 펀드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수익률’과 ‘사회책임’이 만나는 접점. 이지스운용이 던진 이 선택은 향후 대한민국의 식량 인프라 정책과 민간투자 구조를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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