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남한 중심 독립운동 기록… ‘반쪽의 광복절’ 한계 드러나 (1부)

정치 / 이덕형 기자 / 2025-08-15 10:33:44
李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수많은 희생으로 80년 눈부신 성취"
▲이재명 대통령 모습/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이덕형기자

 

[소셜밸류=이덕형 기자] 광복절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기념일 중 하나이다.

 

매년 8월 15일, 전국 곳곳이 태극기로 물들고, 정부 주관의 경축식이 성대하게 열린다. 

 

대통령 기념사, 순국선열에 대한 헌화, 문화 공연까지 이어지는 이 날은 해방의 기쁨과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화려한 행사와 달리, 그 이면에는 ‘반쪽짜리 광복절’이라는 뼈아픈 현실이 존재한다.

 

현행 국가보훈부의 독립유공자 포상과 역사 기록은 대부분 남한 지역 활동에 한정돼 있다.

 

광복 전 함경도, 평안도, 자강도 등 북부 지역에서 항일 무장투쟁과 비밀결사 활동을 벌인 인물 상당수는 해방 이후 남북 분단과 냉전 구도의 벽에 가로막혀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이들 지역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군의 활동 무대이자 무장부대의 거점이었다. 1920년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이후 만주와 북부 조선 지역에서는 항일 게릴라전이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또한 학생·종교인·노동자들이 조직한 지하결사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해방 후 북한이 해당 지역의 사료를 단독 보관하게 되면서, 남한 학계와 정부는 이 기록을 확인할 방법을 잃었다.
 

그 결과, 현재 남한의 독립운동사 서술은 지리적으로 남쪽에 치우쳐 있고, 인물 선정 역시 편향돼 있다. 

 

역사학자들은 이를 ‘역사적 불균형’이라고 규정한다. 

 

한 연구자는 “독립운동은 남과 북을 가른 투쟁이 아니었다. 민족 전체가 일제에 맞서 싸운 역사”라며 “북한 지역 투쟁사를 배제한 기념은 불완전하고, 후대 교육에도 큰 결핍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불균형이 단순한 학술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기념사, 각종 기념사업의 전시·자료 모두가 ‘남한 중심의 독립운동’만을 보여준다. 

 

그 결과, 한반도의 절반에서 벌어진 항일투쟁은 국민 인식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남북이 함께 독립운동사를 기념하거나 자료를 공유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정치·군사 현안과 달리 역사 기록은 민족 공동체의 근본을 다지는 영역임에도, 분단 80년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해방의 의미를 온전히 되살리려면, 북한이 보관한 사료를 확보해 남한 기록과 통합하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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