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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이덕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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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사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한 끈기와 신념의 상징이다. 오늘날 에너지 전환과 산업 구조 재편,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이 고사는 놀랍도록 현실적인 은유다.
지금, 한국 산업계의 중심에서 그 산을 묵묵히 옮기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다. 지난 8일, 정 부회장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았다.
HD현대는 이 전시회에서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 중심이던 무대에서 HD현대는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이곳에서 수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자율주행 교통체계의 진보를 직접 살폈다. 단순한 ‘참관’이 아니라, 모빌리티라는 흐름 전체를 조망하고 이를 HD현대의 미래 전략에 접목시키려는 행동하는 리더의 움직임이었다.
이날 현장은 하루짜리 이벤트가 아니다. 정기선 부회장은 그간 미국 CES, 독일 바우마(BAUMA), 두바이 세계 에너지 포럼 등 국내외 주요 전시 현장을 수차례 직접 찾아다녔다.
울산, 창원, 군산 등 조선·기계 계열 생산 라인도 수시로 방문한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늘 묻는다. “지금 필요한 기술은 무엇입니까?” 그의 경영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움직인다. 정기선 부회장의 전략은 산업을 ‘통합’하는 데 있다.
건설기계, 조선, 에너지, AI를 개별 영역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융합된 산업 생태계로 본다. 그래서 HD현대는 ‘중장비 기업’이라는 틀을 벗고,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그가 구상하는 HD현대의 미래는 수소연료 기반 건설장비,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AI 자율작업 기술이 하나로 이어지는 ‘스마트 산업 플랫폼’이다. 이는 도시 인프라, 물류, 에너지, 산업 안전까지 포괄하는 산업 전체의 혁신 설계다. 기술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산업, 도시와 미래를 연결하는 그림을 그린다.
정 부회장은 말을 아낀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명확하다. 성과보다 철학, 속도보다 방향, 외형보다 내실을 먼저 본다. 이는 단기 실적을 좇지 않는다는 뜻이고, 산업의 ‘기초 체력’을 키우겠다는 철학적 신념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산은 옮길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어쩌면 이미 시작된 정기선 부회장의 걸음 속에 있다. 더딜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걸음, 천천히 가더라도 멀리 보는 시선. 그것이야말로 진짜 리더십 아닐까.
우공은 어리석지 않았다. 정기선 부회장 역시, 결코 어리석은 길을 걷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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