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 수익·건전성 비상...시험대 오른 정운진 대표

금융·증권 / 황동현 기자 / 2023-08-02 08:50:20
상반기 실적 감소 속 여신 건전성 지표 저하
고금리 직격탄, PF 실적 악화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지난해 호실적으로 순항했던 신한캐피탈이 올해 순이익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지면서 정운진 대표의 위기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캐피탈의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0.57%에서 올해 1분기 1.61%로 급증했고, 요주의여신은 지난해 1분기 41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06억원으로 무려 7배 넘게 급증해 우려를 자아냈다. 요주의여신비율은 9.9%로 캐피탈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신한캐피탈 본사/사진=신한캐피탈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적극적인 연쳬율 관리로 1.2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70bp(1bp=0.01%) 높은 수준이고, 고정이하여신(NPL)도 1.71%로 전년 대비 51bp 상승했다.


신한캐피탈의 건전성 악화는 모기업에도 부담을 줬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감소도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들의 시장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충당금 및 판관비 등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은 배당 등 유가증권 관련 손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자산에 대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 등으로 상반기 순이익이 후퇴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929억원, 상반기 누적 190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 대비 6.2%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PF 자산에 대한 선제적, 보수적 충당금 적립 정책 등에 따른 대손비용이 증가했다”며 “대손비용이 늘었지만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증가하면서 양호한 당기순이익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신한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하면서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부동산금융 내 건전성 위험 내재, 높은 이익창출력을 보이나, 하향압력 내재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자산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기업 및 투자금융으로 구성되어 있어 내재 리스크 수준은 높은 편이며,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분양부진, 계획대비 미진한 공정률, 브릿지론의 사업지연 등으로 부동산금융 영업자산을 중심으로 부실 징후가 관측되어 요주의로 분류된 자산잔액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부동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캐피탈사의 경우 범정부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PF사업장 관리 및 현장실사 모니터링 강화,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한 손실 상쇄 안전장치 마련 등 선제적인 자구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사진=신한캐피탈

 

지난 2021년부터 신한캐피탈을 이끌어오고 있는 정운진 대표는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일본 도쿄지점 부지점장, 지주 전략기획팀 부장, 은행 종합기획부 본부장, 경영기획그룹장을 거친 전략통이다. 2019년엔 신한금융 협업 조직인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장을 맡아 계열사 투자 활동을 진두지휘했고 2년 뒤 신한캐피탈 대표에 취임했다.

정 대표 임기 동안 신한캐피탈 순이익은 빠르게 성장했다. 임기 첫해였던 2021년 순이익은 2749억원이다. 그의 취임 전이었던 2020년에 비해 1143억원(71%) 증가했고 2022년에도 순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중금리대출, 자동차금융 등 소매금융에 치중돼 있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며 이 과정에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고 그 성장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위해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독보적 조직문화 구현을 기반으로 성장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한캐피탈의 자산이 기업금융과 PF에 많이 치중되어 있는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해서 당장 우량자산 확대와 수익구조 다각화가 절실하다. 특히 악화된 건전성 개선은 시급한 숙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건전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상황에 놓여졌다.

신한캐피탈은 내부적으로 각 사업장에 대출을 해줄 때 한도를 제한하고 있고, 심사 체계를 정교화해 유의 사업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PF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여신성 자산 취급 한도를 30% 이내로 설정하고 있다.

게다가 신한캐피탈은 2분기 영업수익과 연체율 등의 지표가 다소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채권금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임기간 탄탄대로를 걸어 왔던 정 대표가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를 지켜내며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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