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일반-차보험-자산운용 등 모든 사업 분야 업계‘퍼스트무버’계획
해외 시장 확대,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도 구축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업계 선두 삼성화재가 '초격차를 통한 재탄생'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문화 대표 체재를 맞아 과감한 도전을 통해 모든 사업 분야에서 업계 ‘퍼스트무버’가 되고,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해 기업가치 밸류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의 핵심 키워드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꼽았다. 이를 위해 과감한 도전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내재된 역량으로 고객과 연결된 경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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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본사와 이문화 대표/사진=삼성화재 제공 |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삼성화재는 지난 70여 년간 변화와 위기의 변곡점마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성장의 경험과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이와 같은 성공 DNA를 바탕으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올해 경영 방향으로 설정했다. 우선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자산운용, 디지털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과감한 도전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업계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객 중심의 경영 프로세스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해외 사업 밖에도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그리고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일찍이 1978년 영국 런던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펼쳐왔고 주요 국가에 거점 설립과 동시에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의 주요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재보험 사업을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5년 해외 보험사 중 세계 최초로 단독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글로벌 IT기업인 텐센트 등 현지 기업과 손잡고 합작 법인으로 전환해 출범했다. 2017년 베트남 국영 기업인 베트남석유유통공사(Petrolimex)가 설립한 업계 5위의 피지코(PJICO) 지분 20%를 인수했고 2019년에는 영국 로이즈 손해보험사인 캐노피우스에 1만5000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디지털화로 인한 새로운 위험 요인이 등장하며 선진 보험사들은 성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추가 자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인오가닉(Inorganic)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임에 나서는 배경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가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손보산업은 국내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 나갔지만, 이젠 보험시장의 포화와 성장 가능성 고갈로 해외 시장을 연달아 공략하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에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으로 해외 자회사의 소유 범위를 확대하고,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 규제를 완화했다. 올해부터는 보험업계에 해외진출 관련 감독 컨설팅을 제공하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뒷받침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다 삼성화재의 강점 중에 하나는 지속가능역량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KCGS ESG평가등급은 A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보험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라는 ESG 비전 아래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사적인 ESG 관련 전략·정책을 수립하고 각종 ESG 추진 활동 성과에 대한 심의·의결을 진행하는 등 최고 의사결정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0년 말 그룹 금융사와 함께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ESG 경영을 고도화했다. 또한 ESG 투자에 적극 참여 중이며 그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특히 다른 보험사보다 높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비중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오는 2025년까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우량기업 ESG 채권을 중심으로 총 5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 1위 손해보험 기업으로서 포용적 금융 실천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보험 상품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사회적 보험 상품을 제공해 보험의 보호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간병 서비스 플랫폼인 '케어네이션'과의 협업을 통해 '플랫폼 전용 간병인 배상책임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간병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및 청구 시스템을 간편화했으며 특히 전통적 보험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시니어, 장애인, 유병자 등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로 상품을 제공한다.
이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삼성화재노동조합을 전격 방문하며 소통 행보에 나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화재 대표이사가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노동조합에서는 “노사 상생을 위한 파격적인 소통 행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1월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나쁘지 않은 시기에 친정으로 돌아와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지만 부담은 큰 상황이다.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 기대만큼 성장세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안겨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손보업계 선두를 지켰다. 당기순이익은 1조8216억원으로 전년(1조6270억원) 대비 12.0%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3억원, 매출액은 20조8247억원으로 각각 15.3%, 6.2% 불어났다. 특히 세전이익은 2조44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경쟁사들 기세도 만만찮은 만큼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사업에 힘을 실어 경쟁력과 성장세를 강화한다는 포부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순이익 1조5748억원을 시현해 업계 2위로 올라섰고, 삼성화재와 격차를 좁혔다. 메리츠화재는 2025년까지 업계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2년 차를 맞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이 대표 경영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올해 영업 효율화와 더불어 장기보험‧자동차보험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장기보험부문 아래 헬스케어사업팀, 자동차보험부문 아래 특화보상팀과 모빌리티 기술연구소를 각각 신설했다. 기민한 시장 대응을 통한 매출 확대와 영업효율 개선을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기존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모빌리티뮤지엄이 통합됐다. 완성차업계의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 대표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로 이익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자동차보험 매출·손익 차별화, 보험 신영역 개척과 수익구조 다변화 등에 힘써 업계 1위를 넘어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장기보험 부문에선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영업 이슈를 창출하고, 자동차보험은 사업비 구조 혁신으로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를 유지하며 업계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상품, 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험을 넘어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을 확장해 소비자 일상생활에 함께 하며 소비자가 먼저 찾게 되는 삼성화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끊임없이 실행해가며 정답을 찾아가는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며 “또다시 새로운 70년의 성공 역사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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