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 제조공장 품고 라면 맛 핵심 ‘스프 전쟁’ 돌입

유통·생활경제 / 한시은 기자 / 2025-07-22 10:21:42
스프 내재화로 품질·공급망 주도권 확보 노려
농심은 세우, 삼양은 지앤에프…잇단 조미업체 인수
OEM 넘은 수직계열화 흐름…라면업계 제조 전략 전환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국내 라면 업계 양대 산맥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잇따라 스프 전문 제조공장을 인수하며 ‘스프 전쟁’에 돌입했다. 라면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원재료인 스프를 내재화해 제조 공정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은 라면 스프를 제조하는 조미식품 전문업체 세우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세우는 오랜 기간 신라면 분말 스프에 들어가는 소고기맛양념베이스를 공급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 소비자가 마트에 진열된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세우는 농심 오너 일가 친인척들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외삼촌인 김정조 세우 회장과 그의 친족인 김창경씨가 현재 세우 지분을 각각 18.18%, 60.2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68억원, 106억원을 기록했다.

농심홀딩스 측은 “기존 식품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세우의 인수를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삼양식품도 국내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2015년 냉동식품 업체 새아침(현 삼양스퀘어밀)을 인수한 지 10년 만이다.

지앤에프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 원료는 물론 농심과 오뚜기 등 국내 주요 라면 업체에 스프를 납품해 온 핵심 공급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417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라면 스프를 내재화해 품질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제품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원재료 수급과 제조 공정을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라면업계는 기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중심의 외주 생산 방식 제조 공정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과 생산을 직접 통제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또는 수직계열화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스프는 라면 맛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기술 유출을 막고 독자적인 맛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스스로 조미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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