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조정의 해였지만 내년은 확장의 해로 전환될 여지가 충분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국내 배터리 3분기 실적이 엇갈리는 가운데, 삼성SDI가 단기 변동성 속에서도 ESS(에너지저장장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프리미엄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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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기흥사업장/사진=삼성SDI 제공 |
전방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둔화와 북미 세액공제(소비자) 변화 등으로 상반기부터 수익성이 흔들렸지만, 미국 ESS 시장의 고성장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의 수혜 축적, 그리고 고객 다변화 전략이 맞물리며 2025~26년 실적 반등의 동력이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 ‘선택과 집중’…북미 ESS로 수익구조 재정렬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에서 ESS가 수익성 방어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
특히 북미 ESS는 성장률과 진입장벽(신뢰·안전·공급망)을 동시에 갖춘 시장으로, 국내 셀 업체가 기술·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AMPC 혜택을 셀 단계에서 직접 확보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ESS 수요는 연평균 20%+ 성장이 예상되며, 데이터센터·AI 전력수요 증대가 구조적 모멘텀을 제공한다.
삼성SDI 역시 현지 생산 역량 강화와 라인 전환 카드를 병행하며 ESS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가동 중이다. 이는 단기 납품 공백을 줄이고, 원가·가동률·현지조달을 동시에 개선하는 ‘삼중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 프리미엄 기술·고객 다변화가 만든 ‘현금창출 축’
삼성SDI의 강점은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다. 배터리 안전성·수명·출력에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글로벌 완성차와의 협업 경험이 두텁고, 원가 탄력성보다 품질·신뢰성이 우선되는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이 부각된다.
전기차 시장의 속도 조절에도 고부가 Cylindrical·P·Gen(각형·프리미엄) 등 제품군은 안정적 수요가 유지되는 구간이 많다. 여기에 ESS용 LFP 등 다종 케미스트리 대응력도 강화 중이다. 포트폴리오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넓히면서 매출 믹스 개선→현금창출력 회복→투자 선순환의 고리를 복원한다는 구상이다.
■ ‘절차 리스크’는 오히려 ESG 업그레이드 계기
헝가리 공장의 환경사용 허가 무효 판결 이슈는 단기 변수지만, 시장은 이를 ESG·준법 경영 체계 고도화의 기회로 본다. 유럽은 탄소·공급망을 넘어 인허가 절차의 적법성 자체를 엄격히 본다.
삼성SDI가 주민 소통·공청 절차·환경정보 공개 등을 선제 개편하면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고 유럽 고객·투자가 신뢰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필요 시 라인 탄력 운영·대체 생산 검토 등으로 납품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병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사안은 유럽 사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 4분기 체크포인트: 가동률·ESS 수주·AMPC 반영
단기적으로는 ▲북미 가동률 회복 속도 ▲ESS 신규·리뉴얼 수주 가시화 ▲AMPC 집행·반영 규모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ESS는 셀 단계 마진 기여도가 높은데, 프로젝트 성격상 중장기 계약 비중이 커 4분기에 가시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가 구조의 유연화(공정 자동화·라인 전환·현지 조달)가 맞물리면 손익 개선 탄력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평가다.
■ ‘기술·안전·ESG’ 3중 모멘텀… 반등 구간 진입
삼성SDI는 기술 리더십(안전·수명·품질), 글로벌 고객 기반, 강화되는 ESG 거버넌스라는 3중 모멘텀을 동시에 쌓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사이클 의존도를 낮추고 ESS·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분산형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AMPC 등 북미 인센티브의 체계적 활용과 현지 생산 최적화가 더해지면, 현금흐름 회복→투자 선순환 복원으로 이어질 토대가 마련된다.
결론적으로 삼성SDI가 올해는 조정의 해였지만 내년은 확장의 해로 전환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ESS가 이끄는 수익구조 재편, 프리미엄 기술의 안정적 현금창출, ESG 업그레이드로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까지 회사가 쌓아온 ‘보수적이되 견고한’ 운영 철학이 빛을 발할 시점이다. 변동성의 끝에서 삼성SDI의 구조적 반등 시계는 조용히 앞으로 당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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