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경험위험률 시스템’ 구축 착수…보험업계 데이터 고도화 경쟁 본격화

전자·IT / 최성호 기자 / 2025-07-24 09:17:55
한화시스템, 계리법인과 손잡고 ‘맞춤형 통계체계’ 구축 나서
▲한화시스템이 국내 선도 보험계리법인 두 곳과 ″생명보험 경험위험률 산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함승우 서울보험계리법인 대표, 김윤수 한화시스템 솔루션사업부장, 정병록 보험계리법인써미트 대표/사진=한회시스템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한화시스템이 보험계리 전문법인들과 손잡고 생명보험사 전용 ‘경험위험률 산출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이는 2028년 보험개발원의 기초통계 집적 방식 변경을 앞두고, 각 보험사가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 산정의 정교화를 모색해야 하는 흐름에 대응한 전략이다.


한화시스템 ICT부문은 23일 서울보험계리법인, 보험계리법인써미트와 ‘경험위험률 산출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생명보험업계의 통계 체계 전환 흐름과 맞물려 향후 보험사의 핵심 시스템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 왜 ‘경험위험률 시스템’인가?


‘경험위험률’이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고객 통계(사망률, 사고율, 질병 발생 등)를 바탕으로 실제 위험 확률을 예측하는 지표다. 기존에는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업계 평균치를 보험사들이 공통으로 활용해왔지만, 최근에는 건강보험 상품 중심의 다양화, 정교한 리스크 산출의 필요성 증가, 그리고 담보 단위 통계로의 전환 움직임에 따라 개별 보험사의 맞춤형 통계 시스템 구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2028년 7월부터 상품 기준이 아닌 담보 유형 기준의 통계 집계를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명보험사들은 자사 상품의 통계를 구조적으로 재정비하고, 새로운 통계 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 보험 IT와 계리 전문성 결합


한화시스템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험계리법인의 컨설팅 및 분석 역량과 자사의 대형 보험 시스템 구축 경험을 결합한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은 한화생명 차세대 시스템 구축, 보험 코어 솔루션 ‘W1NE’ 자체 개발 등 보험업계에서 굵직한 IT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김윤수 한화시스템 솔루션사업부장은 “이번 협력은 생명보험 산업의 데이터 기반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라며 “보험사들이 자사 경험 통계를 활용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보험계리법인써미트 정병록 대표 역시 “계리 전문성과 IT 역량의 결합은 보험산업의 데이터 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IBM·오라클 vs 국산 솔루션


업계에서는 IBM, 오라클 등 글로벌 IT 기업의 보험코어 솔루션이 다수 보험사에 도입돼 있으나, 한화시스템처럼 국내 보험제도와 생보사 구조에 최적화된 경험위험률 시스템 구축 사례는 드물다.

특히 글로벌 벤더들은 ‘상품별 통계 → 담보별 통계’ 체계 전환에 대한 유연성 확보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반해 한화시스템은 국내 보험업무 전체를 커버하는 전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정교한 위험률 산출이 가능한 시스템 설계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 생명보험 산업의 위기와 디지털 전환


현재 생명보험 산업은 저금리, 고령화, 가입자 감소 등의 복합 위기 속에서 상품 다양화와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중심의 시장 재편은 질병담보, 상해담보 등 세분화된 리스크 예측 능력을 요구하며, 이와 같은 정밀한 경험위험률 시스템은 생존 전략으로 부상 중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정확한 위험률 산출 시스템을 보유한 보험사는 타사 대비 평균 7~10% 낮은 보험료 책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 유입률 증가와 보험사 손해율 개선에 직결되는 요소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한화생명과 같은 그룹 소속으로, 자사 보험사 중심의 시스템을 우선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확장성과 기술 독립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계리법인 2곳과의 공동 개발 형식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표준모델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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