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배우 김연아/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백색가전 매출 급락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과거 유명 배우를 앞세운 광고로 반격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감성 자극 전략까지 꺼내든 것은, 실적 부진이 심각하다는 내부 위기의식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 백색가전 광고에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유명 배우를 전격 기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감성 대신 신뢰와 익숙함을 강조한 감성 마케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가전 매출, 2년 연속 내리막
실적 부진은 숫자로 명확히 드러난다. 2023년 삼성전자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 매출은 4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2023년 CE부문 영업이익은 1,400억원에 그쳤다. 이는 2022년 2조6,000억원 대비 94.6% 폭락한 수준이다.
특히 2023년 4분기에는 CE 부문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 직전까지 갔다. 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 급증과 재고 조정 여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2024년 1분기에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4년 1분기 삼성전자 CE부문 매출은 9조6,000억원,영업이익은 400억원대에 그쳤다. 여전히 과거 2조원대 연간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배우 전지현/사진=연합뉴스 제공 |
◇ 왜 이렇게 부진했나?
비스포크 냉장고,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등 고급 제품에 집중했지만, 경기 침체기에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했다. 고가 전략이 시장성과 괴리를 일으켰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 공세가 거셌다. 하이얼, 미디어 등 중국 제조사들이 기술력 개선과 저가 공세로 북미·유럽 시장을 파고들며 삼성 점유율을 갉아먹었다.
북미 가전시장 삼성전자 점유율은 2022년 19%에서 2023년 16%로 3%p 하락했다. '비스포크'만을 내세운 메시지가 신선함을 잃었고, 소비자 사이에서는 "새롭지 않다"는 반응이 퍼졌다.
◇ 옛 배우 소환, 효과 있을까?
삼성전자가 옛 배우를 내세운 것은 "브랜드 감성"을 다시 일으켜 중장년층 신뢰를 회복하려는 시도다. 30~50대 주력 구매층은 혁신보다 신뢰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소비 위축, 중저가 제품 선호 현상이 겹친 시장 상황에서 단순한 감성 캠페인만으로 실질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배우 한가인/사진=연합뉴스 제공 |
◇ 감성은 약, 근본은 체질 개선
시장 전문가들은 "감성 마케팅은 단기적 관심 환기에는 유효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궁극적 회복을 위해선 가격 경쟁력, 제품 다변화, 기술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백색가전 시장은 단순히 기술만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가격·품질·감성 삼박자가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소비자는 떠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전략, 감성만으로 매출 성장을 이끌지 경영진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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