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려인 1500만' 독특한 ESG 활동...길냥이를 '스타' 만든 11번가

유통·생활경제 / 이호영 기자 / 2022-09-20 06:14:06
/사진=11번가 사이트 캡처.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키우다 버려지는 반려 동물만 국내도 연간 13만 마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1인 가구 증가,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성장세인 펫펨족으로 관련 각종 펫산업도 크고 있지만 동시에 키우다 버리는 현실도 반려인 1500만명(전체 가구 29.7%) 시장이 갖는 명암이다.

11번가는 이런 현실을 가치 소비(착한 소비)에 반응하는 MZ세대에 호소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첫 반려동물 아이돌그룹을 만들어냈다. 견주·묘주 편의와 소비심을 자극하는 펫산업이 사료부터 건기식·가전 등 전방위 확대되는 가운데 유기된 반려동물에 주목한 결과다.

20일 11번가에 따르면 글로벌 첫 유기묘 아이돌그룹이자 자체 사회공헌 캠페인 '희망쇼핑' 모델 '11키티즈'는 내달(10월)이면 공식 활동을 종료한다. 공식 인스타그램 팬 계정은 @11kitties_official이다.

11번가 '희망쇼핑' 캠페인은 2013년부터 각종 후원 활동으로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보듬어왔다. 올해는 유기동물과 청각장애 어린이 등 세 분야 지원에 초점을 뒀다.

11키티즈(11kitties) 구성은 유기동물 지원 캠페인 일환이다. 앞서 지난 6월부터 11번가는 동물자유연대(동자연)에서 보호 중인 버려진 고양이 11마리를 아이돌그룹 11키티즈로 구성, 유기동물 입양을 독려하는 희망쇼핑 캠페인을 진행해온 것이다.

이런 반려동물 모델이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엔 유기묘 6마리 모델 활동을 계기로 유기동물 입양을 독려하려는 강한 취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11키티즈는 굿즈·희망상품을 광고하는 한편 유기묘 입양과 후원을 위해 모델로서 뛰고 있다. 멤버 고양이 달타냥은 입양되기 전 세상을 떴지만 11키티즈 멤버들 대부분 활동 중 입양됐다.


그룹 11키티즈는 6마리 메인 멤버에 이외 연습생 5마리로 구성돼 있다. 샴 고양이 포도(리더)와 4마리의 코리안숏헤어 서창(예능 담당)·달타냥(메인 보컬)·검(막내)·나비(메인 댄서), 페르시안 고양이 모델(메인 댄서)이 주 멤버다. 연습생은 5마리 코리안숏헤어 썸머·얼룩이·이모·희망이·또루다. 시스템은 메인 멤버들이 입양되면 연습생이 그 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이들 11키티즈는 '특이하다'는 반응과 '11마리가 뮤비에 나오는 줄 알고 끝까지 셌다'는 등 관심 속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유기동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뮤비 발매 때부터 인스타그램에 퍼나르며 애정을 보였다. 올해 8월 판매한 11키티즈 굿즈 패키지(희망쇼핑 굿즈)는 추가 판매까지 유기동물 지원금 1억원 이상을 모으기도 했다. 굿즈 판매금 전액은 동물자유연대에 기부, 유기묘 지원에 쓰인다.

지난 6월 11번가 공식 유튜브 채널(11TV)을 통해 공개한 데뷔곡 '테이크 미('코드 쿤스트' 제작·'미노이' 작사 노래)' 뮤직 비디오(뮤비)도 낸 데 이어 8월엔 굿즈도 낸 것이다.

해당 패키지(9900원)는 '멤버 사진'과 소개, 100% '비건 젤리', '콜라주 스티커', 랜덤 '띠부띠부씰', '폰 스트랩' 등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품목으로 6종 구성이다.

이런 호응에 힘입어 11번가는 이번 굿즈 판매에 앞서 이미 3억6000만원 가량의 유기묘 지원을 가시화했다. 동물자유연대에 작년까지 2억5000만원을 후원한 데 이어 올해 7월엔 11키티즈 데뷔곡 '테이크 미(Take me)' 조회수 공약 달성으로 1억1000만원을 기부한 것이다.

이런 11키티즈 테이크 미는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더 화제를 모았다. BTS가 '아미'까지 11키티즈 팬덤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애초 동물을 모델로 삼은 11키티즈 자체가 반려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은 데다 버려지는 애완 동물 문제 의식까지 공유하며 호응이 컸다.

이번 캠페인 주된 목적은 유기묘 입양인 만큼 11번가는 입양 묘주 혜택 제공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희망쇼핑 캠페인을 통해 유기묘를 입양하면 특별히 기획한 '고양이 전용 입양 키트(DIY 캣하우스·생분해 테이프·그루밍 브러쉬·구급키트·집사용 양말·스크래쳐·고양이 영양학·고양이 화장실 모래·DIY 캣플레이 키트 등)'를 받았다.

입양하지 않더라도 셀러 1만명이 참여하는 '희망상품'만 구입해도 희망후원금이 적립, 기부돼 유기동물 지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1번가는 "특히 유기동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온라인상 유튜브 영상 등이 공유되며 참여도 많았다"며 "곧 활동을 종료하지만 유기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11번가도 '오래오래 활동해주라'는 팬들 바람에 대해 깜짝 활동 재개 등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기동물 입양 취지를 살린 유기묘 모델에 이어 앞으로는 좀더 오래 활동하는 전문적인 반려동물 전속 모델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런 반려동물 모델은 11번가가 물꼬를 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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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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