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장관,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에너지 가격 치솟을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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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가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의 원유 펌프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제 유가는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에 배럴당 120달러를 거뜬히 넘어섰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0달러(2.26%) 오른 배럴당 122.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가격은 지난 3월 8일 이후 최고치로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는 이보다 더 많이 올라 한국 시간 9일 오전 5시 17분 현재 전날보다 3.51달러(2.91%)나 상승한 124.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WTI도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이 시간 현재 전장보다 3.24달러(2.71%) 상승한 122.65달러에 매매되고 있다. 정규장 시세보다도 더 오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를 전주 대비 202만5천 배럴 늘어난 4억1천675만8천 배럴로 집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19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81만2천 배럴 줄어든 2억1천818만4천 배럴을 기록했고, 정제유 재고는 259만2천 배럴 늘어난 1억898만4천 배럴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30만 배럴 늘어나고, 정제유 재고는 8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줄어들면서 휘발유 수요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원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정제 활동의 상승과 동부 지역 수입 강세에도 잠재 수요가 주간 기준 올해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라 휘발유 재고의 감소세는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휘발유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 가운데 다음 주 노르웨이 연안 지역 석유 근로자들의 파업 가능성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7500명에 달하는 연안 석유 및 가스 근로자 중 845명가량이 다음 주 파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유럽의 주요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이다.
그런 가운데 중동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국제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수하일 마즈루아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요르단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봉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가 정점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마즈루아이 장관은 중국 봉쇄가 풀리면 더 많은 원유 수요가 생길 것이라면서 현재 공급량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투자를 실행하지 않으면 'OPEC 플러스'(OPEC+)는 향후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가격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이달 정례 회의에서 7∼8월 각각 하루 64만8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합의한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가량 많은 양이다. 전달 증산량은 하루 43만2천 배럴이었다.
OPEC+의 증산 속도 상향에도 마즈루아이 장관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수요를 고려하면 하루 26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 공급돼야 한다"며 "이는 상당히 많은 양"이라고 덧붙였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OPEC+ 회원국 중 증산 여력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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