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 다 죽는다, 무관세 당장 철회하라" 한우·한돈·닭·오리 12만 축산인 성토

유통·생활경제 / 이호영 기자 / 2022-08-12 04:55:43
▲전국 약 7000여명의 축산인들이 11일 서울역 앞에 모여 '축산 생존권 사수 총궐기 대회'를 열고 "수입 축산 무관세를 철회하고 사룟값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호영 기자.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12만 축산 농가는 최근 정부가 도입한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에 강하게 반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룟값 지원 대책도 요구했다. 무관세 정책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소고기 값은 내려가고 사룟값 등으로 생산비는 계속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20일부터 외국산 수입 돼지고기와, 소고기, 닭고기에 대한 관세를 받지 않고 있다. 관세를 낮춰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지만 시행 후에도 수입산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김삼주 축산 생존권 사수 비대위원장은 "무관세로 들여온 소고기, 돼지고기 값이 잡히질 않고 외려 오르고 있다"며 "포기한 2000억원 가량 관세를 소비 쿠폰으로 지원하면 국민도, 축산인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1일 전국 7000명 가량의 소고기·돼지·오리·닭 등 축산인들은 서울역 앞에 모여 '축산 생존권 사수 총궐기 대회'를 열고 "수입 축산 무관세를 철회하고 사룟값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소고기 10만톤, 닭고기 8만2500톤, 돼지고기 7만톤, 분유류 1만톤이 연내 무관세 적용돼 수입되고 있다"며 "결과는 처참하다. 국내 축산물 가격은 대폭락하고 산업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비대위원장)도 "무관세 정책 후 한우 평균 도매 가격 하락은 8%다. 다른 축산물도 도매가가 대폭 하락했다"며 "그런데 무관세 정책 후 수입 축산물 가격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격은 4% 정도 올라 소비자에게 아무런 혜택도 없이 국내 축산업만 죽이고 있다"고 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및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무차별 수입 정책이 지속되는 등 정부 물가 정책으로 전국 축산 농가 민생은 벼랑 끝에 몰렸다"며 "이 정부는 소통이 아니라 쇼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호 협회장은 "축산 농가는 2년간 30% 이상 폭등한 사룟값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지원은 커녕 대출해주겠다고 한다. 빚내서 사료 사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심지어 대출도 받을 수 있는 농가가 있고 없는 농가가 있다"며 "결국 축산물 수입업자들을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협회장은 "작년에 사룟값 폭등이 예측됐기 때문에 사룟값 폭등에 대한 특별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결국 현 정부나 이전 문 정부나 아무 대책도 강구하지 못하고 우리 축산 농가들을 빚더미에 올려놓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사룟값은 작년에 1kg 기준 150원으로 이미 25% 가량 올랐는데 올해도 세차례 더 올라 1kg 당 100원이 넘게 인상된 상태다. 8월 이후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경기 침체 속 소비 부진으로 소값은 마리당 100만원 가량이 떨어졌다. 농가 평균 부채는 최근 2년 동안 40% 가까이 늘고 220곳이 문을 닫았다. 남은 39만7000여 마리 돼지고기 도매가는 최근 하락세로 1kg 당 5500원까지 떨어졌고 5000원 아래로 더 떨어지면 팔면 손해인 상황이 된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무관세 방침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및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2026년 관세 철폐가 예고된 상황에서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했다.

김삼주 비대위원장은 "FTA 자유무역협정으로 이미 수입 축산물과 생존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 치솟은 사룟값은 생산비를 높이고 있다"며 "이 와중에 정부는 국민 밥상 물가 안정이라는 이유로 정책을 시행했다"고 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및 한국낙농육우협회장 "밥상 물가 잡다가 고기, 우유, 계란 전부 다 수입할 판"이라며 "작년에 정부가 90억원 이상 계란을 수입해왔는데 전부 폐기했다. 그런 돈을 농가 지원할 생각 안 하고 수입해다가 썪으면 버리고 아니면 말고 식 이런 정책으론 대한민국 축산이 바로 설 수가 없다"고 했다.

축산인들은 "마늘, 양파, 배추 채소까지 전부 관세를 없애고 수입으로 추석 밥상을 채우겠다는 정부는 농민은 안중에도 없다"며 "추석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내려면 지금 작업을 해야 한다. 근데 밥상 물가 잡겠다는 이유로 무관세 수입을 강행했다"고 했다.

이어 "마늘이 집회를 했고 쌀이 집회를 하고 다시 또 8월 말 9월 초에 쌀이 집회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집회를 주최·주관한 축산 생존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한우협회를 비대위 사무국으로 대한한돈협회, 한국낙농육우협회, 대한양계협회, 한국육계협회, 한국오리협회, 한국토종닭협회, 한국양봉협회, 한국경주마생산단체 9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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