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린 춘천에 가기로 했다]는 백동현 작가의 에세이다.
책은 이탈리아 요리학교 출신 셰프 백동현이 강원도 춘천에 '수아마노'를 오픈하는 과정을 담았다. 셰프이기도 한 백동현 작가가 요리사를 꿈꾸는 데에서 시작해, 춘천 육림 고개에 이탈리안 식당 '수아마노'를 내기까지 겪었던 이야기들을 일기 에세이 형식으로 엮어냈다.
책은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1장에서는 요리사를 꿈꾸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공부하기까지의 과정을, 2장에서는 작가가 현실적 문제와 아내의 꿈을 위해 유학을 접고 춘천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3장에서는 춘천에 정착해 이탈리안 식당 '수아마노'를 개업하고 자신의 레시피대로 요리하는 현재의 모습을, 마지막 섹션에서는 백동현 셰프만의 개성 있는 요리 레시피를 담고 있다.
백동현 작가의 에세이 [우린 춘천에 가기로 했다]는 요리사가 되고 싶은 사람, 자신만의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람, 지방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 또는 그냥 따뜻한 요리 한 접시와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저자 소개
저자: 백동현
목차
Parte 1. 열정이 이끄는 대로
나의 주방 출입기 12 / 이유는 크림 파스타 14 / 재료의 힘 18 / 비첸자의 요리 학교 22 / 밀라노 요리실습에서 배운 것 26 / 피렌체 신혼일기 30 / Ciao! 이탈리아 34
Parte 2. 사랑이 이끄는 대로
춘천의 이탈리아 요리사 38 / 새까만 밤이어도 함께 44 / 영웅은 아니지만 46 / 보이지 않는 손 50 / 수아마노의 탄생 52
Parte 3.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음으로 읽는 요리 55 / 평범한 저녁의 술 60 /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 접시 62 / 강원도, 로마 그리고 사르데냐 66 / 하늘을 나는 닭 70 / 요리사가 되는 길 72
Supplemento. 레시피는 별책부록
해물 크로스티니 78 / 가지 라자냐 86 / 감자 뇨끼 96 / 라구 볼로네제 108
본문
하얀 소스에 적당히 익은 파스타 면이 일품이다. 고소하 크림 파스타 이야기다. 크림 파스타는 맛도 좋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 어렵고 복잡한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바로 이거다! 크림 파스타의 나라에 가기로 결심했다. 이탈리아. 그곳에 가면 진정한 크림 파스타를 맛보고 배울 수 있겠지. 일하며 느려졌던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가슴을 부여잡았다. 심장아 제발 먼저 나대지 마.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음식에는 저마다 문화와 정서가 녹아있다. 이탈리아 음식을 만들면서 이탈리아 언어를 모른다는 건 모순이라 생각했다. 이탈리아어 학원에 등록했다. 일자리도 옮겼다. 가능하면 이탈리아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아르바이트를 했다. 언어를 배우니 이탈리아 친구도 한둘 생겼다. 일하면서 어느정도 돈도 모았다. 이탈리아 유학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1유로에 2천 원이라고?! 젠장. 환율이 올랐다. 유학은 어떻게든 부모님 도움 없이 하고 싶었다. 대단하신 양반들의 경제 놀음 덕분에 이탈리아 유학을 잠시 미뤄야 했다. 대신 부산을 향했다. 생뚱맞지만, 프랑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에 취직했다. 요리사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한 셰프가 차린 레스토랑이었다. 요리사라면 욕심나는 자리였다. 결국, 이탈리아를 잠시 접어두고 프랑스 요리를 배우며 일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일하며 프랑스 요리의 기본을 익힐 수 있었다.
그렇게 어느덧 서른. 어느 시인이 말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하지만 나의 서른은 이제 막 잔치의 서막을 올리고 있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나는 이제 진짜 이탈리아로 간다.
- '이유는 크림파스타' 중에서 -
혼자 완벽한 인간이 아닌,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고, 가끔은 주저앉은 주변 사람을 일으켜 주는 삶. 나는 수아마노에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수만 개의 손이 수아마노를 지탱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니 찬란한 아침에도, 새까만 밤에도, 나는 외롭지 않다.
- '보이지 않는 손' 중에서 -
이탈리아의 평범한 저녁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도 이탈리아의 아페리티보 가게는 여전히 붐빌 테다.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울리고, 저마다 하고 싶은 말들이 가게 안을 부유하고 있겠지. 나는 그걸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 '평범한 저녁의 술' 중에서 -
한 접시 요리를 통해 손님과 대화하고, 가끔은 위로를 건네기도 하는 일. 결국 내가 되고자 했던 요리사의 길은 타인과 오래 함께하는 일이다. 여기, 춘천의 수아마노에서 나는 조금씩 내가 되고자 했던 요리사가 되고 있다.
- '요리사가 되는 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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