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마음 장아찌]는 계영 작가의 에세이다.
작가는 30대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놓았던 다이어리를 분실했고, 한동안 나만 알고 있었던 30대가 없어진 것 같아 마음이 무척 허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이어리를 찾았지만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았기에 책으로 마음 장아찌를 담았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10년 차를 훌쩍 넘긴 직장인으로서, 마음과 몸이 제2의 사춘기처럼 동요되는 중년을 시작함으로써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으려 했고, 그때의 마음을 꺼내 보며 사십 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마음을 더해 보았다.
계영 작가의 에세이 [마음 장아찌]는 육아와 일을 함께 병행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계영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과하지 않게 소소한 삶을 즐기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누군가의 책에 그었던 밑줄이 인생을 살아가며 큰 도움이 되듯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나마 의미를 더하는 글을 쓰는 것이 꿈입니다.
목차
하나, 두 아이의 엄마 마음 맛
둘, 오늘도 출근하는 나의 마음 맛
셋, 중년을 시작하는 나의 마음 맛
본문
눈뜨자마자 부랴부랴
유치원 가방 속에 도시락도 잊은 채
아침을 맞이하고
온종일 직장에선
온전한 듯 정신줄을 잡고
부랴부랴 유치원 버스에서
아이를 맞이하고
어린이집 막둥이를 만나
집으로 부랴부랴
조금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늘 옆에서 아이들 봐주시는 엄마
조금이나마 쉴 수 있게 부지런을 떨어본다.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나는 지금 눈물이 나려 한다.
막둥이가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온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소원을 빌어본다.
나도 부랴부랴 소원을 빌어본다.
잘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 부랴부랴, 11페이지 중에서 -
지금의 나였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내 삶을 대할 수 있었을까
2013년 크리스마스 밤
내가 기억하는 감정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나였다.
지금에 와서 보니
늘 그 자리에서 아이를 키워준 엄마 생각에
감사하고 미안하다.
일한다는 핑계로 두 아이까지 다 키워주신 엄마
30대 까지는 그저 엄마로만 보이다가
40대가 되어보니
엄마가 한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다.
맘이 먹먹하다.
- 12페이지 중에서 -
아들은 학교에 기타를 두고 오고
나는 학교에 코트를 두고 온 날이다.
날 참 많이 닮았다.
내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기타가 깜깜한 학교에서
널 기다리며 울고 있겠네" 라고 던진 한마디에
감수성 많은 아들이 글썽한다.
수많은 연필 중에 네 것이 된 연필
수많은 인연 중에 엄마와 아들, 딸이 된 내 것
작은 소중함에도 감사하며
잘 지키자며 꼭 안아줬다.
- 기타와 코트, 13페이지 중에서 -
아들은 학교에 우산을 두고 오고
딸은 학원에 우산을 두고 왔다.
나는 회사에 우산을 두고 온 날이다.
내일은 비가 온다.
신랑의 한마디
'준비가 안 된 사람은 비를 맞아야 한단다'
- 14페이지 중에서 -
유부초밥은 늘 고맙다
아이들 어릴 적
바쁜 출근길에 선사할 수 있는
최적의 먹거리다.
열두 살 사춘기
퉁퉁거리는 아들이
유부초밥 하나 먹더니
"엄마! 내 입이 맛있데"
퉁퉁거려 쌓아둔 얄미움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 17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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