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어제들로 싱그러운 열매가 맺히길 바라며

정치 / 김미진 기자 / 2019-10-26 00:04:12
<이름 모를 열매에게> 저자 윤혜원


책 소개


[이름 모를 열매에게]는 윤혜원 작가의 단상집이다.


작가가 그동안 지나치고 지나쳐온 날들은 몇 줄의 단상이 되기도, 에세이가 되기도 하였다. 책은 그리워할 수 있다면 마음껏 그리워하는 마음의 편지이기도 하며, 매일 악몽을 꾸던 나날에 서있다 싱그러운 꿈을 꾼 뒤의 이야기이기도 한 심상 기록지이다.


작가는 말한다.


"가장 내밀한 이야기들을 보시며 무언가에 다다르는 저를 읽어주세요. 글을 읽다 종이 위에 끄적이는 걸 좋아해 무엇이든 적을 수 있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무심히 작은 생각들을 적어놓은 작은 노트나 메모지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무한한 어제들로 싱그러운 열매가 맺히길 바라며,"


윤혜원 작가의 단상집 [이름 모를 열매에게]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어제를 선물할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윤혜원


글을 그리며 그림을 상상하는 사람 윤혜원


꿈은 하루를 그려내는 상상이며 그런 상상들을 글로 담고 싶습니다.


목차


들어서며 5


무르익어가는 노래 6


24/7 8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18


본문


선선하던 잠자리가 달아올라 더워진 이불을 걷어내며


일어났던 이른 아침


이불 안에 나를 감추느라 이렇게나 뜨거워졌나


- 10페이지 중에서 -


오후 3시가 왜이리 밝냐고 물어봤다


새벽 3시와 오후 3시의 마음이 같았다


- 11페이지 중에서 -


뛰는 발소리를 무뚝뚝하게 들으며 이번 여름도 천천히 아프고 천천히 행복했다는 걸 알알이 느낀다



뛸 때만큼은 하루를 대놓고 반성하고, 대놓고 느끼고 대놓고 땀 흠뻑 흘리며 대놓고 울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뛰는 발소리를 같이 듣는 땅에게 여름의 독소들을 배출할 수 있다는 긍정을 안고 계속해서 뛰어야겠다


가뿐히 그리고 더 넓게


- 22페이지 중에서 -


탄산수를 마시고 싶다고 말로 낸 적이 없는데 냉장고엔 탄산수가 가득 채워진 페트병이 있었다 여름이니 에이드를 취향대로 마셔보았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었고 나는 그것도 모른 채 하루 동안 아무것도 타지 않은 탄산수를 모두 들이켰다 "왜 아무것도 안 타고 마시니."라고 물어보시지도 않는다 그저 맛있게 마시면 됐지라는 미소뿐


"속 안 좋을 땐 탄산수가 최고네. 이래서 여름을 좋아하나? 타르르륵 목 안에서 타는 탄산이 여름에 제일 최고조로 느껴지잖아." 여름은 유난히 생생하고 유별나게 덥다 그래서인지 더위만큼 강렬한 기억이 오래 남는 걸까 탄산수는 여전히 냉장고에 자리 잡고 있다 탄산이 필요한 내 아침을 엄마가 다독여주듯


탄산수를 다 마시고 나서 울었다 다 슬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는 내가 탄산수를 마시고 나서 울었다니 참으로 별일이었다 Y에게 눈이 부은 걸 말로 설명할 틈이 없었다 물론 틈을 주지 않는 건 나였건만 그날은 여름이 무서웠다 사랑한다는 말들이 가득했었던 여름방학이 생각났다


- 23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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