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 시

문학 / 허상범 기자 / 2019-09-19 23:38:23
<One summer's day> 저자 허상범

[One summer's day] - 허상범


내리쬐는 햇빛은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나와


쉴 새 없이 이마를 두드리고


송골송골 맺힌 이마의 땀 위에 살며시 내려앉은


부드러운 바람에 시원해진다.


시원한 개울가의 시냇물 소리


시원한 새들의 지저귐


만물이 푸르디푸른 어느 한 여름날.


자전거를 타고 거니는 한여름의 풍경은


맑고 파란 하늘의 퇴적운이 만든 거대한 하늘성만큼이나 경이롭다.


문득 떠오르는 그 사람과의 추억.


모기향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그 사람의 얼굴은


이윽고 따가운 매미소리에 산산이 흩어져 버린다.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뜨거워진 눈시울에


다시 흘러가는 소소한 추억들이.



곱게 접은 종이배에 그것들을 담아


조심스레 띄워보낸다.



어린아이와도 같은 변덕에 그 뒤를 쫓아가지만


이내 놓아주고는 그 뒷모습 점점 작아져가니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 히사이시 조의 [One summer's day]를 듣고 쓴 시입니다.




Antibes, Vue du plateau Notre-Dame, 클로드 모네 1888. [출처: Google Arts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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