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ummer's day] - 허상범
내리쬐는 햇빛은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나와
쉴 새 없이 이마를 두드리고
송골송골 맺힌 이마의 땀 위에 살며시 내려앉은
부드러운 바람에 시원해진다.
시원한 개울가의 시냇물 소리
시원한 새들의 지저귐
만물이 푸르디푸른 어느 한 여름날.
자전거를 타고 거니는 한여름의 풍경은
맑고 파란 하늘의 퇴적운이 만든 거대한 하늘성만큼이나 경이롭다.
문득 떠오르는 그 사람과의 추억.
모기향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그 사람의 얼굴은
이윽고 따가운 매미소리에 산산이 흩어져 버린다.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뜨거워진 눈시울에
다시 흘러가는 소소한 추억들이.
곱게 접은 종이배에 그것들을 담아
조심스레 띄워보낸다.
어린아이와도 같은 변덕에 그 뒤를 쫓아가지만
이내 놓아주고는 그 뒷모습 점점 작아져가니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 히사이시 조의 [One summer's day]를 듣고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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