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살아온 삶의 기록

정치 / 오도현 / 2019-09-17 10:20:11
<엄마별별일기> 저자 백지현



책 소개


[엄마별별일기]는 백지현 작가의 일기장과 메모장 여기저기에 남긴 에피소드, 아이들의 한마디, 그날의 기분 같은 것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엄마로 살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데 따르는 조금의 씁쓸함, 유쾌하고 웃음 가득한 아이들과의 일상이 담겨있다.


2019년 상반기 동안 쓴 글 열 편,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그린 그림일기 일부와 몇 편의 만화들로 구성되어있다.


[엄마별별일기]는 한 가정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모든 주부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어 줄 것이다.


[출처: 별책부록]

저자 소개


저자: 백지현


아이들은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하루만큼 자라 있는데, 엄마로서의 나는 시간이 지난 뒤 되돌아보면 무엇이 되어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손에 잡히는 무언가로 엄마로서의 생활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빠르게 자라는 만큼 빠르게 잊히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기록으로 남기고, 성취감도 느끼고 싶었어요.


목차


시작하는 말 - 8



용기 내서 하고 싶은 일 - 12


아침에 내가 만진 것 - 16


전단지 타이틀 - 20


엉덩이 기억상실증 - 26


색종이 러브레터 - 30


주재원 와이프 교육 - 34


일상의 회복 - 40


엄마는 화형 - 44


달팽이와 살고 있습니다 - 48


초대받은 세계 - 52



그림일기


2015년 - 58


2016년 - 70


2017년 - 92


2018년 - 120


만화


형노릇 - 130


바람도 봐 - 131


응원 - 132


귓속말 - 135


예뻐요? - 136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 141


기억하는 방법 - 150


본문


식사 시간이었다. 6인용 식탁의 한쪽 긴 의자에는 남편이 붕대 감은 다리를 길게 뻗고 앉아 있었고, 맞은편에는 두 아이가 의자 세 개를 차지하고 장난을 치며 밥을 먹고 있었다. 중간 설거지를 마치고 한숨 돌리려고 식탁을 돌아보는데, 식탁에 앉아있는 세 사람의 모습이 너무 당연해 보이는 거다. 갑자기 울컥하고 뭔가가 치밀더니 몸속 구석구석 퍼져 나갔다. 걸러내지 못한 분노의 말들이 수거차에 쏟아지는 쓰레기처럼 쏟아졌다.


"아침부터 지금가지 한 번 앉아보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아무도 나한테 밥 안 먹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어? 내가 앉을 자리도 없고? 내가 당신 식모야? 어? 황 씨들 뒤치다꺼리 진짜 지겨워 죽겠어!!"


화는 내뱉고 나면 그 후가 문제다.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글부글 끓는 마음만 토해 버리는 것이다. 세 사람은 그냥 평소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남편이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며 괜히 숟가락으로 밥공기를 긁었고, 남편은 구부러지지 않는 다리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얼굴이었다.


사실은 알고 있다. 아이들이나 몸이 불편한 남편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한 달의 계획이 있고 일주일마다 달력을 업데이트 하는, 매일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있는 나는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휘청거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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